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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희진 “새로운 모델, ‘해법 제시자’ 되겠다” [제6대 금투협회장 후보 인터뷰 ②]

기사입력 : 2022-11-02 17:49

(최종수정 2022-12-21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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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하는 형태 아닌 동생 같은 협회장”

“2000년대 최고의 스타 투자분석가”

“취임식 하지 않고 시장 안정화 집중”

“연임 없이 3년간 ‘심부름꾼’ 제대로”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편집자 주] 누가 될지 모르지만 가장 뜨거운 ‘역대급’ 금투협회장 선거의 막이 오른 가운데 <한국금융신문>은 후보자 개개인을 만나보기로 했다. 직접 선거에 임하는 각오와 계획, 본인의 강점 등을 듣기 위해서다.

기사는 인터뷰 진행이 빨랐던 후보부터 ‘서유석 → 구희진 → 서명석 → 전병조 → 김해준 → 강면욱’ 순으로 나간다. 도중에 사퇴하거나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탈락할 경우, 후보자 의사에 따라 인터뷰는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

기사 작성 방식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후보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질의응답(Q&A) 방식을 택했다. 구희진 후보에겐 9가지 질문을 던졌다. 후보별로 사안이나 인터뷰 시간 등이 달라 질문 내용과 수는 공통되지 않는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에 있는 식당 ‘솔’에서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협회장 당선 시 추진할 정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에 있는 식당 ‘솔’에서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협회장 당선 시 추진할 정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지금 이 시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찾습니다. 사무총장처럼 실무적이고, 실용적이고, 실증적인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금융투자협회장이 되겠습니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가 제6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후보 등록을 앞두고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에 있는 식당 ‘솔’에서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융 투자업계에 들어온 뒤 30년 넘게 찾는 단골집을 오랜만에 찾은 만큼 편안한 분위기에서 구 전 대표는 출마 소회를 전했다. 그는 “시대가 달라졌다”며 “군림하는 형태의 협회장, 맏형 역할이 아닌 구체적으로 발생할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협회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구 전 대표는 회원사들에게 배포할 50장 넘는 공약집도 만들고 있다. △협회 주도로 미래 혁신금융개발위원회 신설 △금융사 플랫폼 업무 활성화 △대체거래소(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정착 △기업 성장 집합투자기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도입 등의 내용을 담았다.

현재까지 협회장 출마를 선언한 이들은 구희진 전 대표를 포함해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등 5명(출마 선언 순)이다.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 현 협회장은 ‘단임 약속’을 지키고 공정한 선거를 만들고자 연임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금투협은 이달 9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를 추천받을 계획이다. 최종 후보는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숏 리스트(Short List‧압축 후보군)로 추려진다. 후보가 되면 약 한 달 반가량 선거운동을 펼친다.

이후 정회원사에 해당하는 전체 의결권 보유자 과반이 투표에 참석해 총회를 연다. 그중 과반 득표를 얻으면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될 수 있다.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득표 2인을 대상으로 다시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변동 없으면, 12월 23일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 프로필

▶구희진/1965년 출생/한국외국어대학교 무역학 학사/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무역학 석사/1989년 12월~2000년 2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2000년 3월~2005년 4월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투자분석가/2005년 4월~2007년 4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총괄부장/2007년 5월~2011년 3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상무·전무/2011년 4월~2012년 3월 대신증권 기획본부장·글로벌본부장 전무/2011년4월~2015년 12월 대신증권 부문 대표인 홀세일(Wholesale·도매) 사업단장·전무·부사장/2015년 12월~2022년 6월 대신자산운용(대표 진승욱) 대표이사

(왼쪽부터) 제6대 금융투자협회(회장 나재철) 협회장 선거에 출마 선언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제6대 금융투자협회(회장 나재철) 협회장 선거에 출마 선언한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 전병조 전 KB증권 대표, 서유석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사진=〈한국금융신문〉

Q1. 출마를 다른 후보들에 비해 늦게 발표하셨는데, 이유가 무엇인지요?

A. 원래부터 출마하겠다고 마음을 굳혔었는데 시장에서 모두가 알다시피 나재철 현 협회장님과 저는 특수한 관계입니다. 나 회장님이 제 직장(대신파이낸셜그룹) 선배이자 상사였죠. 친합니다. 3년 전에 나재철 선배가 출마하셔서 선거를 뛰실 때 제가 선거대책본부장도 했었죠.

그래서 최대한 숙려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한 달 정도요. 그러다가 ‘해법 제시자’(Solution Provider) 역할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에 출마 발표를 결심하게 됐죠. 물론 언론에 소문이 나는 바람에 약간 발표 시기가 빨라지긴 했지만요.

Q2. 투자분석가(Analyst)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유명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셨나요?

A. 2000년대 때 전성기였죠.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매일경제> <조선일보> <헤럴드경제> 등에서 5년 연속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최고 투자분석가’(Best Analyst)를 차지했었습니다. 업계 1등이었죠.

처음엔 전기‧전자 쪽만 다루다가 반도체를 했고 나중엔 디스플레이(Display) 부문까지 했습니다. 그때 시가총액 40%를 IT가 차지했었는데요.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 등 대표 IT 기업을 전부 분석했었습니다.

정확한 예측과 함께 기업들의 성장 변천 스토리(Story‧이야기)를 실용적이면서도 실증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제시했죠. 운용역들이 IT 성장성은 알겠는데 실물을 구경하지 못했다는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물을 들여다보고 그 역할과 기능, 기술 발전 등을 제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시대엔 안 맞지만, 그때 거의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했던 것 같아요.

각 분야에서 인정받으며 전무후무한 ‘최고 투자분석가’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죠. 당시 투자분석가가 1300명 정도 됐었는데, 그러한 투자분석가 전성시대에 저는 투자분석가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사회적 대우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성과를 바탕으로 2007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됐습니다. 지금 후보 중 한 명인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대표님도 당시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이셨죠.

저는 리서치센터장에 오른 뒤 직원들과 같은 꿈과 목표를 갖고 해법을 찾는 역할을 했습니다. 결국 1년 반 만에 최고의 ‘1등 하우스’(센터)로 만들었죠. 같이 일한 투자분석가들에게 아직도 엄청난 자부심과 명예로 작용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한 마디로 저는 ‘스타(Star‧인기인) 투자분석가’였습니다.

제 자랑을 조금만 더 하자면, 저는 만년 적자였던 대신자산운용을 5년 연속 흑자로 바꿨습니다. 수익모델 다변화를 통해서 말이죠. 항상 해법을 고민했습니다. 기획본부장, 리서치센터장, 부문 대표인 홀세일(Wholesale·도매) 사업단장, 글로벌본부장 등 다양한 경험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Q3. ‘스타 투자분석가’ 때로 돌아갔다고 생각하고, 지금 자본시장을 보면 어떤 분석이 나오시나요?

A. 기술이 변하고 세상이 바뀌고 있죠. 각국은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있고 각자도생 문화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현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의 변동성 위험이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협회가 자율 규제를 늘리고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해나가는 게 어느 때보다 절실하죠. 인사이트(Insight‧통찰력) 중심의 분석을 많이 하고 실질적으로 시장에 필요한 해법을 제시하는 협회장이 나와야 합니다.

Q4. ‘실증’ ‘실무’ ‘해법’ 등을 강조하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말하는 건지요?

A. 저는 철저한 시장경제주의자입니다. ‘시장 앞에 겸손하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살죠. 어떤 사안을 함부로 판단하려 하지 않습니다.

제가 투자분석가 출신인 게 강점으로 작용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시장이 변하는 이유에 관해 금융당국 및 이해관계자들과 많은 토론회, 포럼 등을 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금 금융당국 실무자급 이상은 어릴 때부터 시장 이슈 있을 때마다 같이 회의해온 관계들이고요. 그리고 여러 기관이나 개인 등 모두 함께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고민해왔죠. 금융당국과 협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경험했다는 거죠.

아직도 제가 좀 안타까운 건 ‘협회 목소리를 키우겠다’ ‘금융당국에 할 말은 하겠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제가 만난 모든 금융 고위 관료들은 저희 업계와 같은 꿈을 꿉니다. 자본시장 성장과 금융 투자업 발전이죠.

항상 그분들과 과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자율 규제를 얘기할 때도 무작정 완화만 외칠 게 아니라 보완과 해법을 줘야 하는 거죠. 당국에 계신 분들은 국회도 설득해야 하고 은행과 같이 다른 업권 상황도 생각해야 하며 투자자 보호까지 고려해야 하지 않습니까? 금융 투자업계만 대변할 수 없는 거죠. 이해관계자가 더 많기에 해결만 해달라고 요구할 게 아니라 문제마다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제가 증권사에서 투자분석가 생활과 부문 대표 생활을 오래 하고 자산운용사 대표로 6년 6개월을 있었잖아요. 증권업과 운용업 시너지(Synergy‧공동 작용)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금투협회장이 된다면 당국과의 공동 목표로 실무적 접근을 통해 방안을 찾고 실증적 해결책을 제시하겠습니다.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에 있는 식당 ‘솔’에서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협회장 당선 시 추진할 정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구희진 전 대신자산운용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에 있는 식당 ‘솔’에서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협회장 당선 시 추진할 정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임지윤 기자

Q5. 평소에 존경하는 위인 등 역할 모델(Role model‧본보기)이 있으신지요?

A. 저는 조선 후기 학자, 정약용 선생의 ‘실용주의’를 추구합니다.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태도요. 제가 추구하는 방향이죠.

지금 흩어져 있는 자산 유동화 기업어음(ABCP‧Asset Backed Commercial Paper), 프로젝트 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대출 문제를 해결하는 건 굉장히 급박합니다.

임시방편 자금 대출이라 할 수 있는 브리지론(PF bridge loan)이 구성되면 확보된 자금으로 땅을 다 매입해서 본 PF 대출에서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본 PF로 넘어가는 사례가 지금 없는 거죠. 믿고 사업장이 잘 될 거라 보고 브리지론을 빌려주는 걸 금융 투자업계가 해왔는데 매입 확정 약속을 지켜야 해요. 그러면 증권사들의 실제 돈이 들어가는 거죠.

서로 거래 상대방에 문제가 생겨도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있는 한도랑 예산이 정해져 있잖아요. 정부가 ‘50조 + 알파(α)’로 긴급자원을 지원해서 증권사 ABCP도 매입하게 해주고 신용 리스크 줄여주는 건데, 대형 증권사 9곳이 중소형 증권사를 돕기 위해 마련하는 1조원은 어림도 없을 수 있거든요.

지금 빚이 있는데 당장 안 갚아도 되고 그러면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해서 나중에 갚으면 되잖아요. 그런데 지금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돈 갚으라 하면 어디서 누구한테 빌릴 수밖에 없어요. 그게 바로 신용과 현물의 차이거든요. 서로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뢰, 시장 메커니즘(Mechanism‧구조)이 살아날 수 있게끔 해주는 게 필요한 시점이 됐죠. 그걸 지금 정부가 하고 있으니 거기에서 좀 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대책 요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죠. 거래 상대방을 다 못 믿기 때문에 나만 살려고 하다 보니 사업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금융당국이 원하는 건 정상 거래를 통해 시장 신용 리스크(Risk‧위험)를 줄여서 안정화하라는 요구입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지금은 협회가 1조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으니 정부가 발표한 ‘50조 + 알파(α)’ 대책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고, 그다음 유동성 공급이 다 이뤄져서 시장 신용 리스크가 해소되면 자율 규제로 이런 걸 실천하겠다고 제안해야죠. 그런데 무조건 중소형 증권사를 지원하고자 회원사에 각출하려 하니 불만이 나오는 거죠. 법률 리스크도 생길 수 있고, 당국도 그런 걸 원한 게 아니죠.

지금은 문제 본질을 좀 더 파악하고 시장 메커니즘을 정비하고 신용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는 정책을 건의해야 합니다.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시장이 신용 바탕으로 다시 돌아가게끔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거죠.

정말로 금투협회장이 된다면 취임하자마자 현장에 나가서 해결책 실천해야 할 거 같아요. 지금 뭐 협회장이 되면 취임식하고 그럴 때가 아닙니다. 잘못하면 위험을 조장하는 발언이 돼서 지금은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Q6. 최근 대체거래소(ATS‧Alternative Trading System) 설립,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사전 지정 운용제도) 개선 등 금투협 관련 현안이 많습니다. 협회장이 되면 가장 우선 추진할 정책이 무엇인지요?

A. 초단기 과제와 중기 과제, 장기 과제로 나눌 수 있는데요. 초단기 과제는 시장 메커니즘을 회복할 수 있는 유동성 안정 확보입니다. 중기 과제는 현 협회에서 진행했던 ATS 설립, 기업 성장 집합투자기구(BDC·Business Development Company) 도입, 디폴트 옵션 보완이고요.

장기 과제는 미래 혁신 금융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Business‧사업) 모델, 상품, 리스크 관리 체계 등 3가지를 세우는 겁니다. 업권 혼자 할 수 없죠. 어떤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지 협회가 살펴봐야 합니다.

상품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져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습니다. 자본시장 성장을 이끌기 위한 연구 과제를 다른 업권 및 금융당국과 논의해야 합니다. ‘혁신금융성장개발위원회’를 만들어서 이런 부분을 준비해야 합니다.

지금 ATS의 경우는요. ATS가 생겨서 투자자들 선택권이 늘어나고 거래 시간이 확대되는 이것만으론 한계가 있겠죠. 성공하려면 취급 상품도 승인 대상이 늘어나야 합니다.

토큰형 상품이나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다루는 블록체인(Blockchain‧공공거래장부) 기반 암호화폐 등 투자 대상이 많아져야겠죠. 그게 ATS의 실질적 효과라고 보고 있거든요. 이러한 기대가 ATS가 생김으로 인해 커진다는 거죠. 지금은 금융당국으로부터 규제받지만, 시장안정과 투자자 보호 방안을 찾아서 금융당국과 논의해야겠죠.

금융 투자업계의 당면 과제가 우선 ‘신뢰 회복’인데, 그러려면 리스크 관리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등 투자자(소비자)의 실질적 보호가 돼야 합니다. 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여러 업무를 통합할 필요도 있습니다.

지금 펀드 하나 가입하는데 30분 이상 걸리잖아요. 그래서 통합 약관을 도입한다든지, 투자자 보호 및 상품 등급을 세분화한다거나 이런 제도적 보완이 진행돼야 투자자의 실질적 보호가 이뤄집니다. 그 과정에서 금융 투자업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죠.

지금 저희는 ‘약탈적 금융’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저희는 금융 투자업계인데 소비자 입장에서만 접근하면 안 되죠. 지금처럼 모든 펀드가 수익이 나면 내가 잘한 거고, 문제가 발생하면 전부 물어줘야 하고 그런 구조는 좀 아니지 않느냐. 최근 전문 사모업들이 사고를 쳐서 금융 투자업계 신뢰가 많이 추락한 거잖아요. 깨진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요.

결국 종극의 방향이 자본시장 성장과 재평가를 만들고자 하는 거잖아요. 저는 우리 국민의 노후 빈곤을 걱정합니다. 지금처럼 국민연금 900조 시장‧퇴직연금 300조 시장 정도로는 안 되거든요. 국내 자본시장이 커야 배당도 돌려주고 연금도 지급할 수 있죠.

즉, 자본시장 성장과 재평가가 돼야만 금융 투자업계가 국민 경제에 기여하는 자본시장법 취지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금융 투자업계 신뢰 회복 → 투자자 실질적 보호 → 자본시장 성장과 재평가’ 이 방향이 잘 설정돼야 합니다.

Q7. 일각에선 운용사 출신이라는 점과 나재철 현 협회장과 같은 대신그룹 출신이라는 점, 타 후보 대비 출마 선언이 늦은 점 등을 이유로 당선에 불리하다고 평가합니다. 이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저는 이 선거를 20년간 준비했습니다.

제가 해야 할 게 많습니다. 증권사 대표 출신이 아니라서 리더십(Leadership·지도자 자질)이 있겠냐는 지적에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고 ‘대신’ 핸디캡(Handicap·불리한 조건)도 해결해야 하고요.

그런데 저는 26년 증권사, 6년 6개월 자산운용사에서 일하면서 함께 성장한 금융 투자인입니다. 증권사 대표 출신이 아니라서 리더십이 있겠냐고 하지만, 리더십 모델이 바뀌고 있어요.

과거엔 협회장 개인 리더십이었는데, 이제는 협회 공동의 리더십이고 공동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는 실무적 역량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시대 리더십이죠. 그러니까 증권사 대표를 못해봤더라도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거죠. 제 개인의 리더십이 아니라 협회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거고요.

“또 대신이냐?”는 물음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이 선거가 업의 미래를 위해 3년 동안 해결할 과제를 놓고 일을 하자는 거잖아요. 어느 그룹, 어느 학교, 어느 지역, 어느 출신을 뽑자는 게 아니잖아요. 정치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또 대신이냐며 많은 분이 부담스러워할 수는 있겠지만, 업의 미래와 실질적으로 일할 인물을 보고 뽑아주십사 생각하고요. 어느 그룹, 어느 학교 출신은 중요치 않다고 봅니다.

어떤 분들은 저에게 “나이가 어리니까 나중에 해도 되지 않냐”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미 20년 준비했고, 지금 당장 실무적 협회장인 제가 필요한 거지 3년 뒤엔 필요 없어질 수도 있어요.

투표에 도움 안 될까 봐 얘기 안 했지만, 지금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 부동산은 어떡할 겁니까? 제가 걱정하는 미래는 내년 상반기입니다. 우리가 해외 부동산 상품을 많이 팔아왔는데. 오히려 일본은 엔화가 낮아져서 안정적이에요. 외국 자본이 많이 들어왔죠.

미국의 경우 달러화가 강한데, 대부분 대출할 때 고정금리로 했었어요. 그런데 금융기관이 상환 만기에 다다른 채무의 상환을 연장해 주는 ‘롤오버’(Roll-over) 때는 상황이 바뀝니다. 임대율이 떨어지죠. 전 세계 금융시장 메커니즘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게 이러한 이유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힘들어질 수도 있어요.

이럴 때 협회가 자율 규제하면서 가야죠. 금융당국 입장에선 PF 대출 위험성을 그렇게 많이 경고했는데 돈 번다고 자기들이 막 하다가 문제 생기면 손 벌리냐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건 자율 규제를 실패한 거죠.

지금 문제는 신용 리스크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잘하고 있는데 협회가 이런 역할을 해야죠. 그래서 제가 협회장 되면 취임식도 못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여유 부릴 때가 아닙니다.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책임을 갖고 처리할 일이 많죠. 그러니까 증권사 사장님들한테 심부름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금까지 군림하는, 목소리 내는 협회장 형태였다면 이제는 금융당국과 적극적으로 논의해서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거죠.

Q8. 조직 관리에 있어 노하우(Knowhow‧비법)가 있으신지요?

A. 저는 일단 항상 디지털 경영을 추구하거든요. 디지털에 대한 개념을 많은 분이 오해하시는데 ‘멀티 웨이’(Multi way·상호)라는 개념입니다. 왜 상급자만 하급자를 평가합니까? 저도 직원들한테 평가받을 것이고, 상호 간 평가도 해야죠.

그렇게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사소통) 하는 겁니다. 직원들과 늘 격의 없이 많은 얘기를 하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같은 꿈을 만듭니다. 모두가 함께 진행해야 할 꿈요.

협회장이 되면 업계의 꿈을 만들어야죠. 혁신 성장일 겁니다. 금융당국자도 같은 꿈을 바랍니다. 자본시장 혁신에 있어 금융투자협회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게 꿈입니다.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고 방법을 찾을 겁니다. 유사수신행위 근절, 시세 조정 처벌. 위험등급 세분화. 상품 리스크 관리 체계 보완 등 꿈을 실현할 방법을 찾는 거죠.

3년 동안 같은 꿈을 꾸면서 정말 멋있게 일하는 조직을 만들 겁니다. 어떤 분들은 제 나이가 57세로 젊으니까 연임 목표로 나가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6년 하면 죽습니다. 협회장이 되면 3년 동안 멋있게 해낼 겁니다.

금융투자협회는 혁신의 대상이라고 많은 분이 얘기합니다. 하지만 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훌륭한 분이 너무 많으니까요. 협회장의 생각과 행동, 동기, 시스템 지원 등이 조직 역량을 함양시킬 수 있습니다.

저는 대신자산운용을 만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 시켰고, 대신증권 리서치 센터도 업계 최강으로 만들었었죠. 제가 생각하는 제 장점은 공감 능력과 균형감각이거든요. 사람에 대한 배려, 같은 꿈, 시스템 지원 이런 부분에 관심이 많죠. 협회도 제가 해오던 방식으로 멋진 조직으로 만들 겁니다.

3년이란 시간이 짧아 보일 수 있지만, 미래 혁신 금융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상품, 리스크 관리 체계 등을 만드는 시작 단계를 밟으면 나머지는 후임들이 이어가는 거죠. 이게 역사의 영속성입니다.

저는 취임 첫날부터 하루하루 지워가면서 마지막 날 꼭 선배님들로부터 ‘너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고요. 그리고 직원들로부터는 인기 있는 협회장으로 퇴임하고 싶어요. 나 회장님이 덕이 많으셔서 직원들로부터 굉장히 신임을 두텁게 얻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직원들에게 많은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협회장이 되고 싶습니다. 함께 뭔가를 이뤘다는 보람요.

제가 이번에 대신그룹을 떠나면서 환송식을 받았는데 정말 울컥하더라고요. 후배들이 헌정 영상을 만들어줬습니다. 그 영상에 보면 ‘선배님은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목표를 만들어서 함께 나아가게 해준 분’이라는 표현이 나오거든요. 이런 게 제 삶의 행복 지점인 것 같아요.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Q9. 투표에 임하는 회원사들이 본인을 뽑아야만 하는 이유를 한 문장으로 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A. 회원사들이 믿고 편하게 심부름시키면 실무적으로, 과학적으로 해법을 찾아내는 새로운 모델 ‘해법 추진자’는 저 구희진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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