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모든 지자체가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도록 해서 불안 심리 잠재우기에 나섰다.
기존 시장안정조치에 더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 규모로 확대 운영하겠다는 게 골자다.
추 부총리는 발표문에서 "이중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1조6000억원 규모 가용재원을 우선 활용해 10월 24일부터 시공사 보증 PF(프로젝트파이낸싱)-ABCP 등 회사채·CP(기업어음) 매입을 재개하겠다"며 "또 추가 펀드 자금요청(캐피탈콜) 작업도 속도를 내어 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집행토록 하고 필요시 추가조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PF-ABCP 차환 어려움 등으로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증권사에 대해 한국증권금융이 우선 자체재원을 활용하여 3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실시하고,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추가 지원규모도 최대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러한 유동성 지원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한국은행 대출 등의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국채 이외에도 공공기관채, 은행채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신속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추 부총리는 "금융기관 등 시장참가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시장동향과 애로사항을 즉시 파악하여 대처하고, 시장 불안을 조성하는 시장교란행위 및 악성루머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상거금회의 이후 백브리핑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자금경색 상황이 통화정책 전제조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 "금일 자금시장 안정 방안은 최근 ABCP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데 대한 미시적 조치이기 때문에, 거시적 측면에서 통화정책 운영과 배치되거나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발표문 나온대로) 한은이 적격담보대상 증권에 국채 이외 공공기관채, 은행채를 포함하는 방안을 금주 금통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나 다른 방안은 이번 대책에서 빠져 있는데, 앞으로 이번 방안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필요하면 금통위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종 루머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데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주 문제가 됐던 몇 가지 이슈는 기본적으로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시장교란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고 조치한 것"이라며 "근거가 무엇인지는 적절한 방식으로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 대해 금융업계 쪽에서는 규모 측면에서 일단 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소방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 경색은 기본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에 국채 금리가 오르고 연쇄적으로 회사채 금리도 오르는 영향이 반영돼 왔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부동산 PF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 ABCP 사태로 지방자치단체의 신용보강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입은 게 결정타가 됐다. 지난 10월 21일 강원도는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강원도 보증채무 상환계획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한전채, 은행채 같은 초우량채 발행 확대가 시장의 자금을 모두 빨아들인 영향이 컸다. 신용채권 간 구축효과 등 공급요인도 가세한 것이다. 증권사들은 만기 PF채권을 담보로 ABCP나 자산담보부단기채(ABSTB)를 발행해왔는데, 투자심리 악화로 차환이 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해지며 유동성 리스크도 커져왔다.
다만 실제 집행이 신속하고 기민하게 이뤄져야 기대한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주요 반응이다. 이날 기자단 질문을 통해 최근 자금시장 경색 국면에서 정부의 '늑장 대응' 등을 지목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전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추 부총리는 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시장의 평가를 경청하고 있고,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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