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안감찬 부산은행 행장은 올해를 디지털 전환(DT) 원년으로 삼았다.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를 지향하는 부산시와의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산시는 올해 8월 바이낸스를 시작으로 FTX, 후오비글로벌 및 후오비코리아 등 해외 코인 거래소와 부산 디지털 자산 거래소 설립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각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부산시가 추진하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에 노하우와 기술, 인프라를 지원한다.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도 조성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앞서 부산시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를 신청할 때 블록체인 기술의 응용 산업 관련 규제 특례와 실증·시범 서비스를 지원해 시장을 선점할 거라는 청사진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부산시가 내놓은 신규 사업은 중기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다만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국내에서 원화마켓 가상 자산 거래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시중은행과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부산시가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된 이후 부산은행은 금융 분야의 디지털 바우처 사업을 맡았다.
디지털 바우처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디지털 지갑이다. 결제, 송금, 수당관리 등 분산돼 있는 지급수단의 통합·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디지털화폐 발행 플랫폼 기능을 통해 공공기관에서는 정책지원금 등을 디지털 바우처로 발행해 시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일반기업은 직원 복지 포인트 등을 바우처로 발행해 직원에게 제공한다.
부산시와 세종텔레콤이 진행하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서비스에 계좌관리 계약도 체결했다.
부산은행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부산시가 운영하는 블록체인 위크 인 부산(BWB) 2022 행사에 입점한다. 바이낸스·FTX·후오비도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부산시가 블록체인 도시로서 이미지를 강화하고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로 발전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최근 부산은행이 안감찬 은행장의 지휘 아래 DT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안 행장은 올 상반기 조직개편에서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했다. 이는 은행장 직속 기관으로, 부산은행이 빠른 시간 안에 혁신적인 결과물을 내놓기 위해 만들어졌다.
2030세대 직원 30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전환(DX) 리더도 선발했다. 이들은 각종 디지털 전문 연수·세미나 참여 등을 통해 디지털 전문지식과 기획력을 함양한다. 향후 부산은행에서 추진할 신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디지털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다.
은행권 최초로 음악 콘텐츠 기반 메타버스 뱅크를 설립하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지난 2월 부산은행은 “소니뮤직퍼블리싱, 미디움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디지털 자산 형태로 개발·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 내 ▲블록체인 메인넷 ▲음악 NFT ▲디지털 자산 유통 등의 금융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부산은행은 메타버스 뱅킹 설립 관련 법률적인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을 통해 DT 고도화를 노린다. 동백전을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동백택시(택시 호출), 동백통(음식 배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연계하고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화폐로 운영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 동백전의 새 사업자로 뽑힌 부산은행은 지난 4월부터 해당 서비스를 실시하는 중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부산시와 거래소들의 실명계좌에 대해 논의한 것이 없다”면서도 “관련 제휴를 검토할 때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등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부산은행은 지난해 고팍스 등 암호화폐 거래소 10여곳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제안받았으나 모두 거절한 바 있다. 당시 부산은행 내부에서는 거래소와 제휴를 통해 얻게 될 고객과 수수료 이익보다 자금세탁 등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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