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수협은행장 인선이 3파전 양상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지난 7일 마감된 수협은행장 공모에는 김진균 현 행장과 강신숙 상무(부대표), 권재철 전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김철환 전 수협은행 기업그룹 부행장, 최기의 부회장 등 총 5명이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강 상무가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강 상무는 1979년 수협에 들어와 개인고객부장, 심사부장, 중부기업금융센터장, 강북지역금융본부장, 강남지역금융본부장, 마케팅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6년 수협중앙회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긴 뒤 2018년 3월부터 상무를 지내고 있다. 강 상무는 중앙회에서 발탁한 인물인데다 현재 중앙회 소속이라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수협 첫 여성 임원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강 상무는 2017년 수협은행장 인선 때도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지원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김 행장은 연임에 도전한다. 1992년 수협에 입사한 김 행장은 수협은행 심사부 기업심사팀장, 감사실 일상감사팀장, 압구정역지점장, 충청지역금융본부장, 경인지역금융본부장, 기업그룹 부행장, 경영전략그룹 수석부행장 등을 역임했고 2020년 11월 첫 내부출신 행장으로 선임됐다. 2년간 안정적으로 은행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행장의 임기 첫해인 지난해 수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전년 대비 21.8%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당기순이익은 1315억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이미 달성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신숙 상무는 중앙회에서 임원으로 발탁한 인물로, 중앙회 측과 스킨십이 강한 만큼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며 “행장추천위원회에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사외이사가 당연직으로 포함되는데, 김진균 행장의 경우 그간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과 스킨십할 기회가 많았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기의 부회장은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로 주목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KB국민은행 개인영업본부 본부장, 여신그룹 부행장, 전략그룹 이사부행장을 거쳐 KB금융지주 카드사설립기획단 단장, KB국민카드 대표 등을 역임했다.
수협은행장 선출의 관건은 행추위원들 간 의견 조율이다. 수협은행 행추위원은 수협중앙회 추천 인사 2명과 해수부, 기재부, 금융위에서 각각 추천한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현재 행추위원은 김정길 1·2구 잠수기 수산업협동조합장(수협중앙회 추천), 최요한 보령수협 조합장(수협중앙회 추천), 김종실 수협은행 사외이사(해수부 추천), 한명진 수협은행 사외이사(기재부 추천), 김성배 수협은행 사외이사(금융위 추천) 등 5명이다. 위원장은 김 조합장이다.
수협은행 차기 행장을 두고 수협과 정부 측은 번번이 기 싸움을 해온 바 있다. 행추위원 간 의견 마찰로 재공모를 진행하면서 인선 절차가 지연돼왔다. 김 행장이 선임됐던 2020년에도 수협과 정부 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재공모를 진행했다. 2017년 이동빈닫기이동빈기사 모아보기 행장 선임 당시 역시 행추위원들 간 입장 차로 3번의 공모와 6개월이 넘는 행장 공백을 겪었다.
이번에도 수협에서 내부출신 인사를 원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정부 측이 관료 출신 인사를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후보자 가운데 관료 출신 인사가 부재해 재공모가 이뤄질 가능성도 대두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앙회가 내부출신 인사를 원하는 상황에서 정부 측의 스탠스에 따라 이번에도 1차 공모가 파행되고 재공모를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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