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27일 “유상호 부회장은 이번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국투자증권의 더 큰 도약을 위해 계속 힘을 보태 달라는 회사 측 요청에 따른 판단”이라고 전했다.
유 부회장은 지난 2019년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부터 지속해서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12년 가까이 한국투자증권을 사장으로서 이끈 데다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선두권으로 회사를 올려놓는 등 굵직한 성과들을 거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회사 측 만류로 출마를 고사하게 됐다.
현재까지 출마 선언을 밝힌 후보는 전병조 전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 사장과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대표 궈밍쩡) 사장 등 두 명이다. 두 명은 지난 8일 <한국금융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출마 의사를 알렸다.
전병조 전 KB증권 사장은 제29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공직에서 근무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 기획재정부(장관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를 거쳐왔다. 이후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에서 투자금융(IB‧Investment Bank) 부문 전무와 KDB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IB 부문 대표 부사장을 맡았으며, KB투자증권(현 KB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7년 1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 법인인 ‘KB증권’이 출범할 당시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돼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직접 발로 뛰는 최고 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로 ‘신뢰’를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명석 전 유안타증권 사장은 리서치 센터장 출신으로서 대표직에 오른 증권사 최초의 인물이다. 그렇기에 자본시장과 금융 투자업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도 높고 분석과 미래 전망을 통한 전략 수립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1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항공기가 충돌하며 수많은 인명피해를 초래한 ‘9·11 테러’ 이후 주가 상승을 전망한 유일한 투자분석가(Analyst)로 업계에 명성을 떨쳤다.
현재는 유안타증권 고문을 하면서 한국항공대학교(총장 허희영)에서 ‘기업가 정신과 협상’에 관한 과목을 강의 중이다.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대통령과 같은 충암고등학교(교장 이윤찬) 출신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양 사태’로 회사가 침몰 위기에 있을 때 회사 정상화에 있어 큰 역할을 한 업적도 있다. 평소 경영 철학은 ‘증권업은 사람과 PC가 전부’라는 신념이다.
임기 종료를 4개월가량 앞둔 나재철닫기나재철기사 모아보기 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평도 업계에서 돈다. 하지만, 아직 본인이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나 회장은 지난 2019년 선거 출마 당시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나 회장은 금융투자협회장을 맡는 동안 방문판매업을 통과시키고 디폴트 옵션(Default Option‧사전 지정 운용제도)을 도입하는 등의 성과가 있다.
현재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증권 회장 출마 가능성도 하마평으로 떠돌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 지난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해 올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의 호실적을 이끈 데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금융산업위원회 위원장까지 선출됐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장은 ‘후보추천위원회 구성 → 선거 공고 → 서류 마감 → 후보 선출’ 순으로 진행된다. 구체적 일정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 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를 추천받을 걸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후보가 2~3명으로 압축되며 선거는 회원사 대상 전자 투표로 치러진다. 후보가 되면 약 한 달 반가량 선거운동을 펼친다.
이후 정회원사에 해당하는 전체 의결권 보유자 과반이 투표에 참석해 총회를 연다. 그중 과반 득표를 얻으면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될 수 있다. 연임 횟수 제한 조항은 따로 없다. 차기 6대 금융투자협회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5년 12월 말까지로, 3년이다.
금융투자협회의 정회원사는 이날 기준으로 ▲증권사 59곳 ▲자산운용사 299곳 ▲신탁사 14곳 ▲선물사 4곳 등 376곳이다. 전체 임직원 수는 △증권사 3만8817명 △자산운용사 1만2081명 △신탁사 2917명 △선물사 371명 등 5만4186명이다.
첫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엔 1위와 2위가 재대결을 펼친다. 같은 업계에서 나온 유력 후보끼리 표가 갈려 예상 밖의 사람이 당선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아직 협회장을 뽑기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기 전”이라며 “명확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다음 달쯤 회추위가 구성돼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선거 일정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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