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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원,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개시… “소액투자자 접근성 확대”

기사입력 : 2022-09-26 16:15

(최종수정 2022-09-26 16:22)

예탁원 “소액투자자 포트폴리오 다각화”

“위험관리·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 가능”

삼성증권에서 삼성물산 소수점 거래 불가

실시간 거래 어려운 점 등은 단점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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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에 있는 한국예탁결제원(원장 이명호) 서울 사옥 전경./사진=예탁원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오늘부터 국내 주식거래에 있어 1주 단위가 아니라 소수점 단위 거래가 가능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원장 이명호닫기이명호기사 모아보기)은 26일 서울 사옥 12층 세미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탁 제도를 활용해 투자자가 국내 상장 주식을 소수 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과 삼성증권(대표 장석훈닫기장석훈기사 모아보기) 등 24개 증권사가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소수점 거래 서비스는 온주를 여러 개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방식으로, 1개 주식을 온전히 매수할 필요 없이 0.1주,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살 수 있는 제도다. 그동안 일부 증권사에서 해외 주식에 한정해 가능했지만, 이를 국내 주식에도 도입하라는 시장 요구에 따라 제도를 신설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주현닫기김주현기사 모아보기)는 지난해 9월 ‘국내외 소수 단위 주식거래 허용 방안’을 발표했으며, 예탁원은 시장 요구 수용과 정책지원을 위해 ▲2021년 11월~2022년 2월 시스템 분석‧설계 ▲2022년 2월~5월 시스템 구현 ▲2022년 6월~9월 단위‧통합‧참가자 테스트(Test‧시험) 등 해당 서비스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올해 2월엔 금융위가 국내 24개 증권사의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를 혁신 금융 서비스로 신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예탁원은 신탁업 영위에 대한 특례 등을, 24개 증권사는 증권사의 대주주‧특수 관계인이 발행한 주식 취득 특례 등을 받았다.

부가적으로 투자자가 일반 주식거래와 소수 단위 거래의 차이점을 인지하도록 위험 고지 체계를 구축하는 것과 증권사가 자기 재산으로 취득하는 주식은 종목별 5주 이내인 한편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는 조건도 달렸다.

이번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 제도 도입에 따라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KB증권‧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이만열)‧키움증권(대표 황현순)‧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은 선제적으로 이날부터 해당 서비스를 시행한다. 해당 증권사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Home Trading System)이나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Mobile Trading System)을 이용하면 된다.

이어서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대표 이영창‧김상태)는 다음 달 4일부터, 다올투자증권(대표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이창근)‧대신증권(대표 오익근닫기오익근기사 모아보기)‧상상인증권(대표 이명수‧임태중)‧유안타증권(대표 궈밍쩡)‧IBK투자증권(대표 서병기)은 올해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이후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인 증권사는 교보증권(대표 박봉권‧이석기)‧메리츠증권(대표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신영증권(대표 원종석‧황성엽)‧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고경모)‧이베스트투자증권(대표 김원규)‧카카오페이증권(대표 김대홍‧이승효)‧토스증권(대표 오창훈)‧하나증권(대표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현대차증권(대표 최병철닫기최병철기사 모아보기)‧DB금융투자(대표 고원종)‧SK증권(대표 김신닫기김신기사 모아보기) 등 12곳이다.

다만 증권사별로 거래 가능 종목 수와 최소 거래 단위, 주문 접수 시간 등은 모두 다르기에 투자자가 상세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예탁원 “고가 주식 접근성 확대될 것”


예탁원은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가 시작되면 개인 투자자들의 고가 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도 1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게 되고, 종목당 접근성이 확대돼 소규모 투자금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Portfolio‧자산 배분 전략)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해진다는 이유다. 특히 ‘매달 얼마씩 투자하겠다’는 금액 단위 목표가 있는 이들에게 적금처럼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투자금이 부족한 대학생의 경우, 앞으로 유망할 거라 점쳐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임존종보) 주식을 사들이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가격이 8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론 이러한 고가 주식도 1000원·1만원·10만원 단위로 살 수 있다.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가해 본인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의결권’도 행사할 수 있다. 증권사는 투자자와의 계약에 따라 신탁 주식 발행회사의 주주총회 안건별 찬성‧반대 의사를 취합해 예탁원에 통보하고, 예탁원은 증권사가 통보한 내역에 따라 발행사에 신탁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한다. 의결권 행사 지원 여부는 증권사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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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 구조./자료=한국예탁결제원(원장 이명호)

예탁원은 이번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 도입으로 투자자의 위험관리와 수익 다변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다.

윤관식 예탁원 전자등록업무부 부장은 “대형‧고가 주식에 대한 개인 투자자 접근이 쉬워질 것”이라며 “소액으로도 분산투자를 할 수 있게 돼 위험관리 차원에서도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유동성 개선 효과로 거래를 활발히 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향후 예탁원은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동시에 증권시장이 선진화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실효성 의문 남아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특히 증시 활성화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등으로 증시 부진이 워낙 심해져 투자심리가 전 세계적으로 얼어붙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원장 신진영) 연구위원은 “비싼 주식을 쪼개 사는 데 대한 투자자 관심은 어느 정도 늘어나겠지만,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며 “증시가 뚜렷한 조정기를 겪으면서 주식 투자 관심도가 떨어지고 투자자 이탈이 심화한 상황이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래가 축적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데,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최소 2~3년은 지나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모든 증권사 주식을 쪼개 살 수는 없다는 점도 아쉬운 요소다. 개별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주식만 소수점 거래가 가능하다. 가령, OO 기업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주문한 것이 모두 더해져 0.9라면 나머지 0.1주는 증권사가 자기 명의 재산으로 채워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호가를 제출한다.

이후 체결된 주식은 예탁원에 신탁되고, 예탁원은 신탁 받은 주식에 기초해 다수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한다. 신탁 주식의 수탁자로서 발행회사로부터 배당금 등 경제적 권리를 수령해 수익자에게 배분하는 역할도 맡는다. 주식 배당이나 무상증자 등 주식이 배당되는 경우도 이와 같다.

그런데 여기서 모든 종목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증권사 입장에선 비용으로 부담된다. 그러다 보니 증권사에 따라 300~700개 사이로 소수점 거래할 수 있는 종목 개수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수수료는 지금보다 0.1~0.2%포인트(p) 정도 비싸질 수 있다. 일반 주식거래에 비해 일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세금은 일반 주식거래와 같다. 주식 자산에 대한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배당도 가진 주식 수만큼 비례해서 받을 수 있다. 단, 일반 주식과 똑같이 15.4%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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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원장 이명호)이 26일부터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KB증권‧미래에셋증권(대표 최현만‧이만열)‧키움증권(대표 황현순)‧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은 선제적으로 이날부터 해당 서비스를 시행한다./사진=NH투자증권

유명한 종목임에도 특정 증권사에서는 소수점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불편함도 있다. 해당 증권사와 지분 관계가 있는 경우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카카오(대표 남궁훈닫기남궁훈기사 모아보기‧홍은택)를, 삼성증권에서 삼성생명보험(대표 전영묵닫기전영묵기사 모아보기)이나 삼성물산(대표 고정석‧오세철‧한승환)을, 현대차증권에서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장재훈‧이동석)를 대상으로 한 소수점 거래는 할 수 없다.

소수점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선 증권사가 몇 주라도 주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출자 제한(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규정에 따라 한 회사가 다른 계열사 주식을 새로 사면 순환출자 고리가 생긴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순환출자란 한 그룹이 계열사를 늘리고자 사용하는 출자(돈을 내는) 방식을 말한다. A 기업 → B 기업, B 기업 → C 기업, C 기업 → A 기업 등 계열사들끼리 돈을 돌려가며 자본을 늘리는 식이다.

증권사들은 소수점 거래를 하려고 사는 주식 수는 어차피 5주를 넘길 수 없고 의결권 행사도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소수점 거래 목적의 주식은 예외로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온주 단위 거래보다 거래 체결 속도가 늦고, 실시간 거래가 어렵다는 점도 소수점 거래 효과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권사는 투자자들의 주문을 모아 처리하는데, 증권사마다 시스템이 조금씩 다를 수 있어서다.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를 살펴봤을 때 가격을 정해서 사는 건 안 되고, 매수 시점의 시장가로만 주문할 수 있거나 주문하는 시간의 위아래 3% 범위에서 가장 유리한 가격으로 체결되도록 하는 등 시스템이 제각각이다. 그렇기에 투자자들이 각자 본인의 소수점 거래 증권사가 어떤 시스템인지 확인해야만 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황제주’는 물론 50만원 이상 고가 주식도 드물어지면서 소액으로 종목을 쪼개 사는 수요가 많을지도 의문”이라며 “지난해나 2020년 증시가 좋을 때 도입됐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분명히 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장점은 있기에 현재로선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시장 상황과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지적에 관해 신성철 예탁원 전자등록업무부 소수단위주식거래추진반 팀장은 “이번 국내 주식 소수 단위 거래 서비스 개시는 직접적인 효과보다 자본시장에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고 발전시키면서 새로운 투자수단으로서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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