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활활 타오르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시장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에서도 ‘대어급’으로 분류됐던 사업장들에서조차 경쟁입찰이 아닌 단독입찰이 속속 일어나며 냉기류가 펼쳐지고 있는 것.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로 주목을 받았던 서울 동작구 ‘흑석2구역’에는 1차에 이어 2차에서도 삼성물산만이 단독 입찰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됐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내달 29일에 열릴 예정이다. 예상 공사비만 5700억원대의 대형 사업장이지만,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이 경쟁 건설사들의 소극적인 참여를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도 상황이지만 여전히 ‘삼성’이나 ‘래미안’이 주는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며, “출혈경쟁을 벌이기보다는 내줄 것은 내주고 다른 곳에 힘을 보태려는 경쟁사들의 전략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배신동아 재건축사업은 493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재건축해 지하 3층~지상 35층, 7개동, 843가구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이자 이미 고가아파트가 많은 서초구의 특성상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하반기 서울 재건축의 ‘노른자’로도 불리는 사업이다.
당초 현대건설의 ‘디에이치’와 포스코건설이 새로 론칭한 ‘오티에르’ 등 하이엔드 브랜드가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관측됐지만, 최근 현대건설은 방배신동아 조합이 ‘불공정한 선정 과정’을 보였다며 해당 사업의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시중유동성도 풍부해서 주택사업이 세분화·다각화되면서 소위 ‘먹거리’가 많았다면, 올해는 수주만이 아니라 분양조차 선별적으로 한다고 할 정도로 자금 융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또 수주를 해도 현장 관리직이나 근로 인력이 부족해서 공사 기한 맞추기도 어렵고, 조합들의 요구사항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보니 이런 부분에서의 피로감도 건설업계를 망설이게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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