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 M&A가 올초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초기 코오롱과 LX세미콘이 유력 인수자로 거론됐다.
특히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사업 확장 의지가 여전히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시절 반도체 사업을 이끌었던 구 회장은 지난해 LX그룹 출범 후 한국공업유리 등 주목할 만한 M&A를 성사시키며 그룹 외형을 키우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LX세미콘은 4727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다. 부채비율 또한 46.8%로 전분기(65.7%)보다 개선됐다. 무엇보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구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를 감안할 때 매그나칩 인수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LX그룹은 지난해 출범한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특히 구본준 회장이 LG그룹에 몸 담고 있던 시절, LG반도체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룹 지원을 받아 매그나칩을 인수한다면 재무적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며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충분히 인수 의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X세미콘은 TV·IT·모바일 ‘OLED DDI(유기발광 다이오드 구동 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한다. 이 제품은 TV·IT·모바일 OLED 디스플레이 구동에 활용된다. 한편 매그나칩은 파워솔루션 부문이 주력 사업이다. OLED 반도체도 주력이지만, 파워솔루션 매출이 3배가 넘는다. 올해 2분기에도 6300만 달러(약 821억원)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5670만 달러(약 739억 원) 대비 11.1% 매출이 늘었다.
사업 비중을 감안할 때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는 LX세미콘과 매그나칩 시너지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매그나칩 인수는 LX세미콘의 수익성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LX세미콘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20% 내외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2019년 5.40%였던 LX세미콘 영업이익률은 2020년 8.10%, 2021년 19.50%, 올 상반기 20.06%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매그나칩은 구 회장에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구 회장 아버지인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유산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향년 94세로 타계한 구 명예회장은 하이닉스와 매그나칩 태동인 금성일렉트론을 1989년 5월 설립했다.
금성일렉트론은 그해 12월 금성반도체를 인수해 사업 첫해 매출 710억원, 이듬해인 1990년 1000억원, 설립 7년째인 1995년 2조5000억원으로 D램 분야 세계 5위, 종합 반도체 세계 13위를 차지했다. 창립 6주년인 1995년에는 LG반도체로 사명을 변경했다.
구본준 회장도 반도체 사업에 애정을 가진 경영자다. 구 명예회장에 이어 지난 1998년 LG반도체 대표이사에 오르며, 본격적인 사업확장을 꿈꿨다. 그러나 대표 취임 1년 뒤인 1999년 7월 LG그룹 사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LG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매각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구 회장은 매각에 반대했으나 정부 압력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구 명예회장도 지난 2003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부 압박으로 LG반도체를 빼앗겼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매그나칩은 지난 2004년 당시 하이닉스반도체(현재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부분을 외국계 사모펀드인 CVC캐피탈에 매각하면서 설립됐다. 이후 미국계 에비뉴캐피탈로 주인이 바뀐 매그나칩은 지난 2020년 파운드리 사업부(현재 키파운드리)와 청주공장을 SK하이닉스가 참여한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 올해 국내 기업과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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