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 최종 대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특별사면은 윤석열닫기윤석열기사 모아보기 정부 출범 이후 첫 특별사면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면을 통해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로 어려운 서민들의 민생을 안정시키고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비롯해서 서민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기회와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라며 "사면 대상과 범위는 어려운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넓게 수렴해서 신중하게 결정했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됐다. 지난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확정받고 수감된 뒤 지난해 8월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의 형기는 지난달 29일자로 종료됐다. 그러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른 5년간 취업제한 규정 적용으로, 경영활동에 제약이 존재한다. 경제계가 이 부회장의 복권을 요청했던 이유다.
이 부회장이 복권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예고했던 대형 M&A(인수합병)에 관심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이렇다할 M&A를 발표하지 않았다.
지난해 "3년 내 의미있는 M&A를 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DX부문장)도 올해 초 열린 CES2022에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124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M&A 대상으로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네덜란드 NXP와 독일 인피니온 등이 거론된다. 이들 기업이 위치한 본사는 모두 이 부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에서 방문한 국가들이다.
이외에도 최근 글로벌 M&A 시장에서 뜨거운 매물로 꼽히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 영국. ARM도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부회장의 등기임원에 오를지도 관심이다. 지난 2019년 10월 3년의 임기를 끝내고 등기임원에서 내려온 이 부회장은 현재 미보수 미등기임원이다. 그러나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회장’ 승진 가능성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부회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 나설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삼성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고, 8만 명을 신규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이 부회장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번 복권은 국정농단 사건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삼성그룹 계열사 부당 합병 및 회계 부정 의혹 사건과는 무관하다. 만일, 이 부회장이 해당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경영활동 등의 제약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피고인 자격으로 매주 재판에 참석 중이다. 공판 기일은 내년 1월 13일까지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전병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광복절 특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70%에 육박하는 등 국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인 사면으로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 제외 소식에 “내 사면 문제로 공연히 (국정) 안정에 지장이 간다면 사면 안 해도 좋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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