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과거 혼선 딛고 도약 선언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은 박윤영 KT 대표는 ‘AX 플랫폼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정보보안 및 IT 고도화(4조 원), 네트워크(8조 원), AI 인프라 확충(6조 원) 등 총 18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받는 대목은 공공 부문을 겨냥한 ‘소버린 AI(주권형 AI)’ 공급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박윤영 대표가 공공·안보 중심의 대규모 AX 인프라 투자 로드맵을 구체화한 것을 두고 성장 엔진 다변화를 위한 승부수로 평가하고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이러한 기대감 이면에는 풀지 못한 숙제도 산적해 있다. KT에 있어 AI는 그동안 투자 규모 대비 상용화 성과가 미진했던 대표적인 사업 영역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경쟁사들이 생성형 AI 붐을 타고 대중적인 기업·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을 선점하는 동안, KT의 AI 전략은 심한 혼선을 겪었다.
지난 2023년 김영섭닫기
김영섭기사 모아보기 전 대표 시절 KT가 선보였던 2000억 파라미터 규모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1.0’은 시장 판도를 바꿀 만한 상업적 성과나 지배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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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이 같은 전략은 정부 주도 국산 초거대 AI 연합전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5개 정예팀 승선 실패라는 부진으로 이어졌다. 외부 기술 의존도가 높고 자체 개발력이 부족하다는 지적 속에 국책 과제에서 소외되자, KT는 소형언어모델(sLLM) ‘믿:음 2.0’, B2B 기업용 모델 ‘믿:음K 2.5 프로’ 등을 내놓으며 투트랙 전략을 가동해왔다.
국방 AX 블루오션, 국산 양자보안으로 장벽 구축
이미지 확대보기그 중에서도 국방 AX 시장은 정부가 ‘AI 과학기술강군 육성’을 핵심 기치로 내걸면서 급성장하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군사 기밀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국방 부문은 외국산 AI 모델이나 개방형 클라우드에 의존할 수 없어 통제 가능한 보안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이미지 확대보기KT가 국방 AI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신하는 배경은 그동안 쌓아온 군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와 국산 기술 중심의 사이버 안보 역량에 있다.
국방 AI는 전장 데이터 유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외부망과 분리된 내부 폐쇄망과 전용 데이터센터 환경 내에서 알고리즘이 직접 구동되는 구조가 필수적이다.
KT는 이미 군의 핵심 신경망인 국방광대역통합망(M-BcN) 구축·운영 사업을 7000억 원 규모로 수행 중이다. 해상위성 통신체계(900억 원)와 5G 무선 인프라(200억 원) 사업도 도맡아 왔다. 여기에 AI 전장 지휘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게 될 15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구축까지 완료하며 하드웨어 기반을 사실상 선점했다.
이미지 확대보기이러한 국산화 성과는 실제 국방부 사업 수주로 이어지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 KT는 국방부와 손잡고 군의 드론, CCTV, 통합 관제 시스템 등 암호 체계를 PQC로 전면 전환하는 사업을 전개 중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공공 기관, 기업과 협력해 양자 암호 통신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양날의 검’ 팔란티어 협력
KT의 국방 AI 고도화 전략에서 핵심 변수로 꼽히는 대목은 글로벌 국방 AI 선도 기업 ‘팔란티어’와의 협력 체제다.
KT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팔란티어의 최고 등급 파트너인 ‘프리미엄 파트너’ 지위를 확보했으며, 현재 금융 분야 등에서 데이터 통합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미지 확대보기그러나 이 같은 해외 플랫폼 협력 모델을 두고 국방 데이터 주권 잠식과 기술 종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핵심 군사 기능과 지휘 의사결정 체계에 비(非) 주권적 AI를 사용한다면 유사시 기술 통제권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윤영 대표가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했듯, AI 시대 KT의 포지션은 무대 위의 주인공이 아닌 파트너들이 역량을 발휘하도록 인프라 환경을 만드는 ‘조력자(Enabler)’의 역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KT는 향후 팔란티어 등 글로벌 기술 기업 및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과의 생태계 협력을 넓혀갈 방침이다. 다만 핵심 안보 영역에서는 소버린 AI의 기술 자립을 유지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시장에서는 KT가 이 같은 ‘선택적 협력 전략’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사할지가 국방 AI 사업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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