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은 지난달 30일 공시한 '2026년 기업가치제고계획'을 통해 "자기주식을 활용한 전략적 인수합병(M&A)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2027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8%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지난해 2% 수준에서 5년 안에 4배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략적 M&A를 통해 뷰티·헬스케어, 인공지능(AI) 관련 첨단소재 등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석유화학 산업에서) 4년 연속 영업적자 등 이익 창출이 안되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축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비즈니스 축에는뷰티·헬스케어, 부동산개발 및 첨단소재 사업이 있고 이러한 신사업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사측이 내놓은 계획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트러스톤은 "극단적 기업가치 저평가를 해소할 정량적 목표와 이행 의지가 전무한 부실 보고서"라며 "이사회에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 위한 공식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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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자사주 활용안을 '소각 회피용 시간끌기'라고 해석했다. 트러스톤은 "자사주를 M&A 교환 수단으로 쓰려면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아야 된다"며 "PBR 0.22배 저평가 상태에서 자사주를 처분하겠다는 것은 본질가치의 4~5배에 달하는 주주 자산을 시가로 헐값에 넘기겠다는 의미와 다름없다"고 짚었다.
이어 "당장 소각을 단행해도 모자랄 시점에 2027년 주총 승인이라는 단서를 달아 주식을 묶어두겠다는 것은 사실상 자사주 소각을 회피하기 위한 사후적 핑계"라며 "실질적으로 대주주 우호 지분을 유지하고 주주환원 의무를 영구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태광산업이 보유한 자사주는 27만1759주로, 발행주식 총수 대비 24.4%에 달한다. 태광그룹 총수인 이호진 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태광산업 지분은 60만7112주(54.5%)다.
태광산업이 해당 자사주를 사들인 것은 지난 2005년이다. 당시 '자사주 안정'을 목적으로 매입했다고 신고했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회사 돈으로 일시적으로 막겠다는 의미지만, 실질적으로는 20년 이상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묶어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지난 3월 정부 주도로 이뤄진 3차 상법 개정 시행에 따라 태광산업은 해당 자사주를 처분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법안에 따르면 기존 보유한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 소각하거나, 경영상 목적 등 예외적으로 처리하려면 주총 승인을 거쳐야 한다. 상법개정안 통과 직후 SK, 두산 등 지주사들은 기보유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해 6월 자사주 전량을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32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트러스톤 등 주주반발과 금융당국 압박에 5개월 만에 EB 발행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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