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3시 11분 기준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CoinGecko)에서 1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8% 오른 2만1977.44달러(각 거래소 평균 가격)를 기록 중이다. 오전 11시쯤에는 한 달여 만에 2만2000달러선에 안착하기도 했다. 현재 1이더리움은 6.66% 상승한 1527.1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각각 일주일 전 대비 9.9%, 39.2% 증가한 수준이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조달러(1312조원)를 넘어섰다.
갑자기 가상자산이 급등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긴축 속도 조절이 꼽힌다. 연준은 오는 26일(현지 시각)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시장에선 기존에 1.00%포인트(p)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Ultra Step) 전망이 우세했지만, 다시 0.75%p만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으로 무게 추가 이동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75%p 인상할 것”이라 예상했다. 시카고선물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 기금(FF·Federal Funds Rate)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7월 회의를 통해 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은 69.1%, 1.00%p 인상할 가능성은 30.9%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줄어들 경우, 이는 물가를 잡는 것보다 경제 활성화가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읽히게 된다. 즉, 경기 침체 완화를 위해 기업 성장에 정부 자금이 투입되고 각종 규제가 완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증시 안정화로 귀결될 수 있어 투자심리를 회복시킨다.
반대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경우, 단기적으론 소비 또는 설비 투자 등이 위축되면서 증시 시장도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성장할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증시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가상자산 업계 입장에선 증시 상황이 불안정한 것보다 개선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 축소 전망은 안전 자산에서 위험 자산으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현재 업비트(Upbit·두나무 대표 이석우닫기이석우기사 모아보기) 모회사 두나무가 공시하는 ’디지털 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61.60으로 ‘탐욕’ 단계다. 전날 66.68(탐욕)과 비교했을 때 4.92 낮아졌다. 하지만 한 달 전인 22.29(공포)보다는 44.39% 높아진 수준이다.
두나무의 디지털 자산 공포‧탐욕 지수는 ▲매우 공포(0~20) ▲공포(20~40) ▲중립(40~60) ▲탐욕(60~80) ▲매우 탐욕(80~100) 단계로 구분돼 있다. 탐욕으로 방향이 향할수록 시장 참여자들의 매수 관심이 증가한 상태이며, 공포 방향으로 갈수록 자산 하락 두려움으로 인해 매도세가 커져 연쇄적으로 가상화폐 가격이 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의 또 하나 원인은 ‘이더리움 2.0 업데이트’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더리움 재단이 채굴 방식을 완전히 ‘지분 증명’(PoS‧Proof of Stake)으로 전환하는 업데이트를 오는 9월 19일로 예정하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이더리움에서 하드 포크(Hard Fork·새로운 체인 구축)로 분리된 ‘이더리움 클래식’(ETC)의 주간 수익률은 78%를 기록 중이다. 나아가 이더리움 확장 솔루션 ‘폴리곤’(MATIC)도 글로벌 혁신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월트 디즈니(Walt Disney·대표 프란시스 A 데소우자)가 만든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대상에 선정되면서 주간 수익률 58%를 거두고 있다.
KB증권(대표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박정림)에서 디지털 자산 부문 연구를 담당하는 윤창배‧오재영 투자분석가(Analyst)는 이날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2.0 업데이트 시점이 9월 19일로 재차 예고됨에 따라 이더리움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투자심리가 소폭 개선됐다”며 “이더리움 2.0의 핵심은 합의 알고리즘(Algorism‧문제 해결 절차)을 작업 증명(PoW‧Proof-Of-Work) 방식에서 PoS로 전환하는 것으로, 트랜잭션(Transaction‧데이터 처리 단위) 속도와 수수료 개선, 전력 낭비 감소 등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4일 이더리움 지분 증명 전환을 위한 9번째 섀도 포크(Shadow fork‧네트워크 업그레이드 진행 전 시험 과정)가 완료 됐다”며 “이더리움 2.0이 되면 채굴업자 영향력이 줄고 보다 많은 거래 중개가 가능해져 대기업 및 기관의 이더리움 활용 증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PoW 방식은 목푯값 이하 해시(Hash‧암호화 기술)를 찾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해 해당 작업에 참여했음을 증명하는 방식이며, PoS 방식은 해당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에 비례해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방식의 ‘합의 알고리즘’이다.
일각에선 이더리움이 19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18만여 명 트위터(Twitter·대표 파라그 아그라왈) 팔로워(Follower)를 보유한 익명의 가상자산 분석가 ‘알트코인셰르파’(Altcoin Sherpa)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대표 브라이언 암스트롱)의 ETH/USD 4시간 봉 차트에서 최근 횡보장 이래 두 차례나 저항 받았던 주요 저항선인 1281달러 선이 붕괴됐다”며 “몇 주 안에 이더리움 가격은 1700~1900달러까지 단기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그는 “이더리움의 단기 반등은 약세장 범주에 속하는 반등으로, 거시적 경제 이슈를 이겨낼 수 있는 새로운 강세장 시작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선 가상자산을 둘러싼 투자자 보호 및 산업 진흥 발전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국디지털 자산 사업자 연합회(KDA‧Korea Digital Asset Service Provider Associtaion)는 정책 포럼을 통해 코인 마켓 거래소 최초로 가이드 라인(Guide-line‧안내서)을 발표했다.
기초 제작에는 신고 수리를 완료한 전체 코인 마켓 거래소 21곳 중 8곳이 참여했다. 거래소 간 상장 기준 및 절차 통일에 초점을 맞췄다. 세부적으론 △상장 △상장 뒤 관리 △모니터링(Monitoring·감시) △공시 △부정행위 조치 및 상장폐지 등에 대한 제도가 포함됐다.
오는 10월엔 업비트, 빗썸(Bithumb·대표 이재원), 코인원(Coinone·대표 차명훈), 코빗(Korbit·대표 오세진), 고팍스(GOPAX·대표 이준행) 등 국내 주요 4대 거래소의 공동 협의체인 ‘DAXA’(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의 자율 협약 내용 발표가 예정돼 있다.
최근 자산 가치가 0에 수렴하면서 시가총액 50조가량을 증발시킨 ‘루나(LUNA)-테라USD(UST) 쇼크’가 있었기에 가상자산 업계를 불신하는 시장 분위기를 거래소 중심의 투자자 보호책 마련으로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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