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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7조’ 롯데·GS ‘3조’…불황 무색한 도시정비 수주전

기사입력 : 2022-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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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 불구, 재무구조 개선으로 호실적 견인
길어지는 원자재값 파동에 건설경기 전망 불투명

▲ GS건설이 최근 수주한 부곡2구역 조감도. 사진제공 = GS건설이미지 확대보기
▲ GS건설이 최근 수주한 부곡2구역 조감도. 사진제공 = GS건설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파로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미 연준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빅 스텝’을 시사하고 있지만, 상반기 건설업계의 도시정비 수주 경쟁은 위축될 기미가 없다.

도시정비 수주 실적에서 현대건설은 상반기에만 7조, GS건설과 롯데건설은 3조 클럽을 정조준하는 것은 물론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도 일찌감치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며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지는 양상이다.

상반기 만에 ‘3조클럽’은 물론 ‘7조클럽’ 정조준까지, 점입가경 수주 경쟁
최근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현대건설이 경쟁의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주택사업본부장을 역임했던 윤영준닫기윤영준기사 모아보기 사장 취임 이후, 현대건설은 유례없는 속도로 도시정비 수주에 나서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은 산본 무궁화주공1단지 리모델링사업과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사업을 연이어 수주하며 상반기만에 도시정비 수주 실적 6조9544억원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하반기에 예정되어있는 대규모 도시정비사업 입찰 참여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4년 연속 업계 1위 달성은 물론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최고기록 경신을 목표하고 있다.

만약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세로 수주가 이어진다면 전인미답의 경지인 ‘10조 클럽’ 금자탑을 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주 실적이나 단기적인 목표달성에 연연하기보다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서 조합원들의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선택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내년에도 주요 랜드마크 등 현대건설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곳에는 언제든지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 상태다.

GS건설 역시 상반기만에 도시정비 수주액 3조원을 넘기며 지난해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도 5조원대 수주로 현대건설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였던 GS건설은 올해 초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사업 시공사를 시작으로 모두 8건의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하며, 총 3조2107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정비사업 유형별로는 재건축 4건, 재개발 4건이며 지역별로 서울과 부산, 대전, 광주로 사업 안정성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수주했다. 특히 서울에서만 1조6206억을 기록해 수주액의 절반을 넘었고 이어 부산(9097억), 대전 대전(4782억), 광주(2022억) 순이었다.

마찬가지로 상반기에 2조7000억원대 수주에 성공하며 선두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롯데건설은 서울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이들은 상반기만에 작년 연간 누적 수주액이었던 2억2229만원을 넘어 2조7406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전체 수주 중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96억원으로, 현재까지 수주한 단지 9곳 중 7곳이 서울권이다.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전담부서를 신설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롯데건설이 최근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한 선사 현대 리모델링사업은 1조900억 원 규모로 국내 리모델링사업 사상 최대 규모다.

재무구조 개편 통한 건설업계 신용등급 상향…금리상승기 건설업황 악화는 우려 요인
이처럼 활발한 수주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각 건설사들이 재무구조 개편을 통해 건전성 강화에 나선 것이 꼽힌다.

NICE신용평가 기준으로 현대건설은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공사에서의 원가율 변동위험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채산성을 시현 중인 주택부문의 풍부한 수주 잔고, 우수한 자본 완충력 및 재무적 융통성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 높은 평가의 비결로 꼽히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장단기 신용등급이 A+/Stable, A2+로 상향조정됐다. 건축·주택부문에서의 우수한 분양실적을 바탕으로 견고한 이익창출을 시현하고 있고, 해외공사의 체질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발생가능성은 완화된 점이 상향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GS이니마 등 관계회사 지분인수 등의 자금소요로 차입부담이 증가하였으나, 자체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재무안정성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평가요인이었다.

현대 ‘7조’ 롯데·GS ‘3조’…불황 무색한 도시정비 수주전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7일에는 대우건설 역시 장단기 신용등급이 A/Stable, A2로 상향조정됐다. 해외현장 손실축소 및 채산성이 양호한 주택현장의 다수 확보로, 회사의 영업실적 및 재무안정성이 개선됐다는 점이 상향 요인이었다.

다만 이 같은 수주경쟁이 해외시장 침체로 인한 건설사들의 고육지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통화긴축 움직임과 금리인상 등 정부의 시중유동성 회수 움직임,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값 급등 등의 요인이 겹치며, 올해 주택시장이 최근 2년만큼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펼쳐지고 있는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사실상 ‘마지막 잔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8.7p나 하락한 64.7p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침체 우려가 가장 심각했던 2020년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이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2년 사이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자재가격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시장에 불안심리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에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들의 공사대금 상당 부분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해 조달된다.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할 때 금리가 오르면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공사 불확실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건설사 한 관계자는 “이런 부분들에 대한 우려는 많지만, 사실 사업장 수를 늘리기보다는 서울을 포함해 대형·주요 사업장의 비중을 높이는 ‘선별수주’ 전략을 가져가고 있어 생각보다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하는 한편, “최근에는 ESG 트렌드에 맞춘 신사업 비중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건설사들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을 정도의 금리 인상은 없었지만, 이미 원자재값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증액 논란이 많은 상황이라 갈수록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금리 상승에 대비해 충분한 자본건전성 확보 등의 활로 마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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