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디지털금융 중심지 가능성 및 추진방안’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박 원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 발표와 강성호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 팀장,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신민철 로똔다 대표, 이한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등의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주제 발표에서 이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글로벌 금융 중심지가 되겠다고 선언한지 오래됐다. 2003년 12월 동북아금융허브전략 발표 이후 금융 중심지 정책을 꾸준히 추진했다”며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기보단 근본적으로 금융산업이 우리나라가 중심이 되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디지털금융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 가상자산업 확대로 기존 국제 금융 중심지 질서가 개편되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와 중국의 홍콩 관련 정책 변화 등으로 인해 기존 국제 금융 중심 도시의 지위와 위상에 균열이 갔다.
이에 이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자유특구 조성 ▲세계적인 핀테크 혁신기술 허브센터 구축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글로벌 디지털금융 테스트베드로 육성 ▲디지털자산 글로벌 허브 추진 ▲유치와 진출을 병행하는 균형 잡힌 금융중심지 ▲친환경 디지털금융 중심지 등을 글로벌 디지털금융 중심지 추진방안으로 제안했다.
글로벌화를 통해 전략 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역량 강화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김한수 연구위원은 “로빈후드와 같은 대형 핀테크 업체가 우리나라에 진출하게 된다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해외 기업의 국내 진출로 인해 우리나라 시장이 잠식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금융거래가 24시간 가능해지는 등 편의성이 높아진 점은 개인 간의 연결고리가 강화된 것”이라며 “이는 잠재적 리스크가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언제나 금융 안정성 측면에서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한진 변호사는 영국과 같은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한 정부의 의지와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재무부는 지난 4월 가상자산 관련 기술을 집약한 글로벌 허브로 자리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가상자산 관련 정책으로 ▲스테이블 코인(가격 안정화를 목적으로 다른 화폐와 가격을 연동시킨 암호화폐) 법정 결제 수단으로 인정 ▲DAO(분산형 자율 조직) 법적 지위 확립 ▲장관급 의장이 이끄는 민관 협동 기구 '가상 자산 참여 그룹(Crypto Asset Engagement Group)' 신설 등을 제시했다.
정부는 관련 정책을 하반기에 투트랙으로 본격화할 예정이다. 강성호 팀장은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규제 완화로 금융 허브 방향을 지속해 나가되 디지털이나 가상자산, 핀테크 등 특화된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 인바운드를 진행할 것”이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아시아와 남미에서 떠난 글로벌 금융회사의 자리에 아웃바운드로 현지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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