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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지니뮤직, 구글 인앱 결제 도입에 '시름'…유튜브 뮤직 키우나

기사입력 : 2022-06-1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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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에 음원 업계 이용료 줄인상
유튜브 프리미엄 끼워팔기에 유튜브 뮤직 이용자 급증
구글, 수수료부터 유튜브 뮤직 이용자 확보까지 일거양득

사진=멜론 홈페이지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멜론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금융신문=정은경 기자]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 시행으로 국내 음원 플랫폼이 시름을 앓고 있다. 최근 유튜브 뮤직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멜론, 지니뮤직, 플로 등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플로, 네이버 바이브, 멜론, 지니뮤직은 모두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을 수용하기로 했다.

멜론은 인앱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오는 29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가격을 약 10% 인상하기로 했다. 이들은 “구글 정책에 의거한 인앱 결제 수수료 적용으로 부득이하게 안드로이드 앱 내 이용권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멜론의 이용권 가격 인상은 국내 음원 업계 플랫폼 중 플로, 바이브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플로(FLO)와 바이브는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에 맞춰 스트리밍 서비스 가격을 각각 14%. 16% 인상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외에 PC 및 모바일 웹 등에서 결제하는 경우 가격 인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구글은 지난 5월 1일부터 인앱 결제 정책을 의무화했다. 외부 결제를 유도하는 앱 내 아웃링크(앱 내에서 다른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웹페이지로의 연결)를 금지했다.

앱에서 자체 결제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연간 매출 100만달러(약 12억 원)까지는 수수료 15%를, 100만달러 초과분에는 최대 30%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인앱 결제 대신 제3자 결제 방식을 도입하면 업데이트도 금지된다.

특히 이달 1일부터는 자사 인앱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않은 개발사들의 앱을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할 수 있다고 공지한 바 있다.

국내 음원 플랫폼 이용자 수 1위인 멜론은 그간 가격 인상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구글 인앱 결제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사진=지니뮤직 홈페이지 갈무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지니뮤직 홈페이지 갈무리.
지니뮤직도 인앱 결제 시스템 적용을 공식화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으로 인해 이달부터 구글플레이 결제 수단을 도입한다”라며 “기존 지니 상품군과 결제 수단을 그대로 이용하고 싶다면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 브라우저를 방문해 달라”고 공지했다.

지니뮤직은 애플리케이션 내 결제 수단에 구글플레이를 추가했다. 다만, 인상된 가격은 이용자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대신 특정 상품(알뜰음악감상, KT/LGU+ 부가서비스 등)을 안드로이드 앱에서 구매할 수 없도록 했다. 해당 상품들은 통신사 웹사이트 및 앱 또는 지니 PC/모바일 웹사이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NHN 벅스는 요금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5월 기준 국내 음악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 사진=와이즈앱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5월 기준 국내 음악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 사진=와이즈앱
업계에서는 구글의 인앱 결제 의무화로 ‘유튜브 뮤직’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 인앱 결제로 국내 음원 플랫폼들의 서비스 이용권 가격이 인상된다면, 사용자들이 자연스레 유튜브 뮤직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를 상대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구글이 운영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해당 서비스에 끼워팔기 형식이다 보니, 최근 국내 음원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한국인 만 10세 이상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조사 한 결과 멜론이 지난 5월 사용자가 가장 많은 음악 서비스 앱 1위(649만 명)를 차지했다. 2위는 유튜브 뮤직(586만 명)이 차지했다.

이어 지니뮤직(327만 명), 플로(218만 명), 네이버 바이브(128만 명), 사운드클라우드(81만 명), 스포티파이(66만 명) 순이었다.

유튜브 뮤직 사용자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와이즈앱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은 지난 2020년 2월 122만 명을 기록했으며, 일 년 뒤인 지난해 261만 명으로 114% 성장했다. 올해도 전년보다 125% 성장했다.

1위인 멜론과의 격차도 63만 명으로 줄었다. 전년도인 2021년 4월 조사에서 1위인 멜론과 2위인 유튜브 뮤직 사용자의 격차는 233만 명이었다.

또 구글 입장에선 수수료도 챙기면서, 유튜브 뮤직 이용자도 확보할 수 있어 일거양득(一擧兩得)인 셈이다. 유튜브 뮤직이 이용자를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해 경쟁력을 갖춘다면 향후 유료화 시킬 가능성도 있다.
사진=지니뮤직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지니뮤직
음원 생태계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국내 음원 플랫폼은 신규 사업을 통한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니뮤직과 플로 등은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를 모색 중이다. 지니뮤직은 ‘광-희의 재즈전파사’, ‘류태형의 예술의 잔당’, ‘팔로알토의 국힙 LEGACY’ 등 음악 장르별 특성을 살린 오리지널 콘텐츠부터 AI가 작곡한 ASMR 오디오 콘텐츠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하면서 '따끈따끈 신상 오디오', ‘멈출 수 없는 재미 음악방송', '귀로 쌓는 마음의 양식, 오디오북', '귀로 듣는 화제의 웹소설' 등을 제작하며 오디오플랫폼 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플로도 최근 ㈜북이십일 출판그룹과 협약을 맺고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있어빌리티‘의 책을 출간하는 등 오디오 콘텐츠 IP 확장에 나서고 있다. NHN 벅스는 뮤직드라마 ‘사운드트랙#1’을 제작·기획했다. 해당 콘텐츠는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됐다.

음원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구글의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로 음원 생태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는데, 여기에 인앱 결제 의무화로 수수료 부담까지 커졌다”라며 “더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기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가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영상보다 오디오 분야에 중점을 두다 보니 이용자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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