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대표 이영창·김상태)가 최근 증시 상황을 놓고 높은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 System)의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 가속화로 ‘리스크 오프’(Risk-off) 현상이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채권과 주식보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적격등급(IG·Investment-Grade) 회사채’를 소개했다.
신한금융투자 모승규·김상훈 신용분석가(Credit Analyst)는 2일 ‘해외크레딧’ 보고서를 통해 “인플레이션과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리스크 오프’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리스크 오프란,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식 등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금·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추세를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위험자산인 미국 주식은 올해 조정을 거치면서 대표 상장지수펀드(ETF·Exchange Traded Fund)에서 거래 자금(AUM·Asset Under Management) 약 7%가 순유출됐다. 대기 자금 상당 부분을 소화하는 머니마켓펀드(MMF·Money Market Funds) 총자산은 연초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고인플레이션과 긴축 가속화로 인한 위험선호 변화가 대기 자금 증가보다는 자금 유입 축소에 더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풀이된다.
보고서는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가운데서도 금과 미국 국채는 차별화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의 경우 과거 금리 인상 초기에 수익률이 저조했고, 현재의 밸류에이션(Valuation·실적 대비 주가 수준) 수준도 높아 현시점에서 투자 매력도는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 ETF(GLD) 펀드 흐름을 보더라도 최근 1개월간 14억8000만달러 순유출이 발생하면서 수요가 약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AUM의 약 2%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투자적격등급(IG·Investment-Grade) 회사채 투자 매력이 증가하고 있다. 수익률이 투자부적격등급(HY·High Yield) 채권과 주식 대비 견조한 데다 금리 상승세가 진정됐고, 발행 압력이 완화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IG 크레딧 스프레드는 3월 145bp(1bp=0.01%포인트)을 지나 149bp까지 확대됐다가 빠른 되돌림이 나타나면서 130bp로 마무리됐다. 지난 3월과 고점과 비슷한 스프레드 레벨에서 금리는 그 당시보다 50bp 이상 높아 밸류에이션 측면의 매력이 높았다. 거기다 지난달부터 금리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월간 수익률(+0.9%)은 HY(+0.2%)와 S&P500(+0.01%)에 비해 훨씬 견조했다. IG 펀드 순유출은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전주 대비 84% 줄었다.
모승규·김상훈 신용분석가는 이에 관해 “지난 5월부터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IG는 다른 위험 자산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강점이 부각된다”며 “높은 금리와 신규 발행 감소로, 수익 추구형 투자자의 시장 진입이 펀드 순유출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프레드(Spread·금리 격차)와 금리 모두 4월 말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은 다소 줄었지만, 저가 매수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스프레드 변동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등급과 만기에 따른 차별화다. 투자등급 하단인 BBB 등급의 A 등급 대비 스프레드 갭(Gap·차이 폭)은 연중 최대 수준인 57bp에 이르고 있으며, 스프레드 축소 폭도 가장 작았다.
전반적인 신용등급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신용등급 강등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투자자 심리는 점차 강화한 것이다. 또한 만기에 있어 25년이나 10년 이상 등 초 장기물 선호가 나타나면서 리스크(Risk·위험)를 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 HY 대비 투자등급 회사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IG 투자 여건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JP 모건 체이스(JP Morgan Chase·회장 제이미 다이먼)에 따르면, 5월은 발행 축소 영향으로 IG 일일 평균 거래량이 전달 대비 7% 감소했지만 4개년 평균에 비해서는 여전히 20% 정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연중 회사채 신규 발행이 두 번째로 많은 시기인 9월을 제외하면 올해 하반기 수급 부담은 상반기보다 크지 않을 전망이다.
모승규·김상훈 신용분석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가 시장 기대에 부합한다면, 단기 랠리(rally‧강세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며 “상반기보다 IG 발행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저가 매수 증가에 따른 자금 유입 가능성은 이런 기대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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