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비대면 경쟁력과 금리 매력을 내세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시장 구도가 재편될지 주목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오는 7월 DSR 규제 강화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는 고객들을 돕고자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도 9일부터 최장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중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은행들이 잇달아 주담대 만기 연장에 나서는 건 대출 규제 완화 등 시장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도 당초 지난해 말 출시 예정이었다”며 “윤석열 후보의 당선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가 공약에 포함되며 시장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DSR 규제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주담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판단이다. 금리보다는 만기에 집중하며 ‘40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정한 만큼 시중은행 간의 경쟁보다는 시장 대응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게 핵심 취지”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만기 확대 경쟁에 당장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들은 비대면·저비용을 강점으로 살려 저금리로 주담대 시장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진출 초기 단계인 인터넷은행은 비대면과 저금리로, 시중은행은 만기 확대로 시장 변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며 “주담대와 전월세보증금대출 비중을 크게 늘리고 신용대출 비중을 낮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저금리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주담대를 늘리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상품 만기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자체가 아직 초기인 만큼 현재는 안정화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40년 만기와 같은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서비스를 낼 계획은 없다”며 “현재 출시하고 있는 주담대 서비스를 보다 안정화하는 방향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주담대 상품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40년 만기 확대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출시 예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모든 방향은 열려있다”면서도 “아직 출시 예정은 없고 검토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비대면 편의성, 간소화 절차, 상품의 재미 등 상품성 강화에 우선 초점을 두고 있다”며 “기존보다 만기를 늘려 고객들이 선호한다면 그것도 고려할만하다”고 덧붙였다.
내년 주택담보대출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인 토스뱅크는 시장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올해 시장 변화가 굉장히 크다”며 “주담대는 내년 출시 예정인 만큼 조금 더 시장 변화를 지켜보고 40년 만기 등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뱅크는 주담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며 저금리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카카오뱅크는 2.79%, 케이뱅크는 3.09%로 낮은 금리를 공시했다.
다만 공시된 대출금리는 주택도시기금대출을 제외한 은행재원 전세자금대출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과 협약해 금리를 인하한 상품 등이 포함돼 있어 실제 대출금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창구가 없다는 점에서 비용이 절감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비교적 저렴한 금리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ktyu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