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에서도 ‘똘똘한 한 채’를 찾아 옥석 가리기에 나서는 수요층들이 늘어나면서, 나왔다 하면 ‘완판’이 일상이던 청약시장에도 서서히 미분양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대구를 비롯해 공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이를 보충하기 위한 단지들의 무순위청약, 일명 ‘줍줍’ 물량이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청약은 모집 공고일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만 19세 이상)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청약통장도 필요없고,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하므로 가점이 낮더라도 누구나 당첨 가능성이 열려있다.
주로 지방 미분양 단지가 아니면 좀처럼 물량을 찾아보기 힘들던 무순위청약 물량은 최근 서울에서도 빈번하게 출현하고 있다.
이 단지는 금리인상기와 더불어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청약에 당첨됐지만 가격에 부담을 느낀 청약자들의 계약포기로 무순위청약을 진행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에는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 '신영지웰 에스테이트 개봉역' 무순위 청약이 실시됐다. 단지는 28가구가 나온 가운데 1258명의 신청이 몰려 평균 45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앞서 이 단지는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을 합쳐 101가구 모집에 1400여명이 몰리며 청약을 마쳤으나, 전체의 약 28%에 해당하는 물량이 미계약됐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무순위청약은 상대적으로 청약 통장 사용이나 가점에 대한 부담감이 없기 때문에 청년층의 관심이 많다”고 설명하는 한편, “다만 청약시장 자체가 예전보다 힘이 많이 빠졌고, ‘똘똘한 한 채’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무순위청약에 당첨이 되도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청약경쟁이 수도권만큼 심하지 않은 지방의 경우, 알짜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러’ 1순위청약에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주택관련 규칙이 개정되며 무순위 물량의 신청 자격이 ‘해당 주택건설지역(시·군)의 무주택 세대 구성원인 성년자’로 신청요건이 한층 강화되면서 이 같은 경쟁이 용이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 부동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청약가점 경쟁을 피하고 추첨제 물량이 나오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 청약을 피하는 전략이 일부 지역에서 쓰이고 있다”며, “광역시 역세권 중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소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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