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재정 악화를 막고 운용 성과 개선에 힘을 싣는 취지로, 운용 전문성이 성과를 판가름 할 것으로 점쳐진다.
DB형은 미리 정한 퇴직급여액을 회사가 퇴직시 지급 보장 제도로, 회사가 사외 적립해 운용하며 근로자는 운용성과와 관계없이 미리 정한 급여를 수령하는 방식이다.
법 개정에 따라 300인이상 DB형 퇴직연금 사용자는 적립금운용위원회 심의를 거친 IPS 따라 적립금을 운용해야 한다. 연간 1회 이상 위원회가 개최된다.
IPS에 적립금 운용목적 및 목표수익률, 적립금 운용방법(자산배분정책·투자가능상품 포함), 운용성과에 대한 평가 등을 포함해야 한다.
최소적립 비중도 100%로 상향돼 최소적립금 규제를 강화했고, 과태료 부과도 무거워졌다.
이 같은 제도 개편 배경은 저금리시대 진입 후 운용수익률 역마진 문제에 따른 연금 재정 악화가 있다. 원리금 보장에 치우치는 등 절대 다수 기업들이 DB형 적립금 운용에 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2021년 9월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266조원 규모 중 DB형 적립금은 57%에 달하는 151조원 규모에 달한다.
연금 자산과 부채의 가치 변화를 동시에 관리하는 ALM(자산부채종합관리) 관점의 목표수익률 설정과 자산배분이 화두가 되고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퇴직연금 세미나에서 "적립금운용위원회 도입이 외부 전문가 위촉 등을 통해 DB형 퇴직연금 운용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적립금운용위원회는 완전한 기금형 제도 도입은 아니나, 계약형 틀 내에서 사용자의 인식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운용지배구조의 개선"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 DB형 적립금운용위원회 도입은 DB 재정건전성 개선에 유의미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적연기금의 경우 운용위원회 도입한 연기금의 적립비율이 운용위원회가 없는 연기금 적립비율보다 4.9%P(포인트) 높았다.
투자 실행 전략이 중요하다고 지목됐다.
송홍선 선임연구위원은 "IPS에 따라 투자비중 조절(전술적 자산배분)과 특정 종목 투자실행을 하기 위한 운용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직접 운용, 적립금 전체 일임, 자산별 부분 일임이 있는데, IPS 상의 목표수익률을 추구하도록 맞춤형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OCIO(외부위탁운용관리)펀드도 옵션"이라고 제시했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운용사들이 공모 OCIO 펀드를 라인업하고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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