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업계는 자금 확보 문제에 여전히 우려를 나타낸다. 에디슨모터스(대표 강영권)가 쌍용차를 결국 인수하지 못하고 매매거래 정지까지 된 상황이 ‘트라우마(PTSD‧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날 그룹 계열사인 비비안(대표 손영섭)과 광림(대표 성석경), 미래산업(대표 선종업), 나노스(대표 홍진의), 아이오케이컴퍼니(대표 한성구) 등도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업체는 앞서 지난 1일에도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바 있다.
쌍방울그룹은 지난달 31일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되자 임시조직(TF‧Task Force)를 꾸려 인수 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조만간 인수의향서(LOI‧Letter Of Intent)를 EY한영회계법인(대표이사 박용근)에 제출할 예정이다.
쌍용차 인수 주체로 꼽히는 광림도 지난 1일 “사업 경쟁력 강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쌍용차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광림은 완성차를 분해‧재조립하는 특수장비차(특장차) 제조 판매 회사다. 완성차 업체인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상승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쌍방울 측 설명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다. 에디슨모터스 역시 자금 문제로 인수 계획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쌍방울그룹의 7개 상장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6321억원으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당시 규모인 900억 수준보다는 많지만, 매출 2조원에 달하는 쌍용차를 품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군다나 인수 핵심 주체인 광림은 쌍용차와 업체 성격도 다르고, 지난해 230억원가량 순손실이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열사들 역시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라 밝힌 이엔플러스(대표 안영용‧최용인) 역시 코스피에서 전 거래일보다 29.86%(1375원) 오른 598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앤플러스도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50억원 채 되지 않고, 연간 매출액은 500억원 안팎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정상화하려면 1조원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산업은행(회장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채권 등 우선 변제 의무가 있는 3000억원과 신차 개발 비용 등이 당장 투입돼야 한다.
쌍용차의 회생 계획안 인가 종료 시점은 오는 10월 15일이다. 반 년 정도 남은 기간 안에 새 인수자를 찾아 관계인 집회를 열고 최종 회생 계획안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법원이 인수‧합병(M&A‧Mergers And Acquisitions)를 주도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청산’까지 될 수 있다.
쌍용차는 현재 본사 직원 4300여 명과 700여 개 1‧2차 협력사 및 관련 업체 직원 16만명과 함께하고 있다. 이에 따른 가족까지 포함하면 직간접적으로 60만여 명 인원의 생계가 달려 있어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쌍용차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새 주인을 찾아 기한 내에 M&A를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경쟁입찰뿐 아니라 수의계약,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다. 스토킹 호스는 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 자회사 에디슨EV는 인수 무산 소식이 전해진 뒤 하한가로 직행한 상태다. 지난해 재무제표에서 4사업 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에 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지난달 30일부터 매매거래도 정지됐다.
에디슨 EV가 지난 2월부터 최대주주로 있는 유앤아이(대표 김정욱‧한천수) 역시 주가가 5000원대에서 한 달 사이 2만7500원으로 5배 넘게 급등했다가 인수가 무산된 3월 28일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7.03%(900원) 떨어진 1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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