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들어서면 기존 금융 수장들이 교체되는 관례에 비춰봤을 때 새로운 인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기존 수장들에 대한 하마평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안철수닫기안철수기사 모아보기 인수위원장과 주요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인수위 현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전날 경제2분과와 과학기술교육분과, 사회복지문화분과, 대변인 등을 임명하며 인수위원 24명의 인선을 마무리했다.
문재인 정부의 금융당국 마지막 수장들인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과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각각 지난해 8월 31일과 8월 6일 취임했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의 임기는 법적으로 3년이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 관행적으로 재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대출규제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점도 현 금융당국 수장의 교체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윤 당선인의 정책 기조를 고려한 인물이 새 수장으로 발탁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현 정부는 1800조원까지 급증한 가계부채 축소를 위해 전방위적인 대출규제에 나서왔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중 한 명만 교체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악재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금융 수장을 한꺼번에 모두 교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위 해체 등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 이뤄질 경우에는 2명 모두 교체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만약 교체된다면 차기 금융 수장 후보로는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간사를 맡은 최상목닫기최상목기사 모아보기 전 기획재정부 차관(농협대 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임명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지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최 전 차관은 코로나19 대응 관련 소상공인 지원, 연금개혁 등 윤 당선인이 내세운 경제 공약을 정부 부처와 원만히 협의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30여 년을 경제사령탑인 기재부 등에서 근무한 정통 관료 출신으로, 경제·금융 정책통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서 재직한 경력이 낙인이 돼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공직에 기용되지 못하다가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의 경제1분과 간사로 부활했다.
최 전 차관은 금융정책뿐 아니라 거시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경제정책과 정책조율 기능에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그는 윤 당선인의 3년 후배다.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등과 동기 사이기도 하다. 경제학과 82학번인 강석훈 전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과도 인연이 깊다.
김 교수는 한국은행과 스페인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 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 근무한 거시경제, 국제금융정책 전문가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내 '국민과 함께 뛰는 경제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아 50조원 규모 재정 마련을 통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금융지원 확대 등과 같은 핵심 경제공약을 총괄해왔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 설계를 맡을 예정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인수위원을 맡았던 인물들이 주요 부처 장·차관 등 요직을 꿰찬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를 거쳐2008년 기재부 장관 자리로 직행했다. 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연닫기김동연기사 모아보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도 인수위를 거쳐 장·차관급 자리에 올랐다.
한편, 금융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와 국책은행장들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오는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오는 10월과 12월 임기가 끝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경우 금융기관 수장 가운데 이례적으로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나고 있고 윤 당선인의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온 만큼 교체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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