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역대 최대 규모인 14조4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증가와 예대마진 확대의 영향으로 이자이익으로만 44조원이 넘게 벌어들인 결과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9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2조8000억원(24.1%) 늘어난 14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업은행을 포함한 20개 국내 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6조9000억원에 달했다.
은행들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거둔 것은 대출이 늘고 예대마진이 커진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19개 은행의 이자이익은 44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1%포인트로, 2020년보다 0.03%포인트 높아졌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45%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이자 이익은 1조6000억원 감소한 4조4000억원이었다. 외환·파생 분야 이익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저효과로 감소했고 금리 상승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줄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전년보다 2조2000억원 늘어난 25조5000억원이었지만 대손상각비와 충당금 전입액을 합친 대손비용은 2조7000억원 줄어 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2020년 충당금 적립을 크게 늘린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데다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지원으로 연체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다만 이자이익 급증으로 지난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년 대비 0.06% 포인트 상승한 0.50%,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0.95% 포인트 높아진 7.05%를 기록했다.
금감원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잠재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대손충당금, 자기자본 등을 지속해서 확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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