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토스뱅크(대표 홍민택닫기홍민택기사 모아보기)는 인터넷은행 최초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Daniel)는 이에 질 세라 인터넷은행 최초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예고했다.
저마다 방식은 약간씩 다르지만, 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그동안 하지 않았던 시장에 진출한다는 방향성은 같다. 최근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현장 실사와 대면 거래 등을 허용하면서 ‘디지털 기술력’을 뽐낼 무대가 더 마련됐다.
홍민택,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쟁 서막을 알리다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쟁을 벌이는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토스뱅크다.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최대한도는 1억으로 잡았다. 고객은 돈을 빌릴 때 만기 일시나 원리금 균등 중 상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대출 기간은 최소 1년, 최대 5년이며 만기 시 연장 가능하다.
이용 대상은 실제 사업을 영위 중인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다. 사업자등록번호를 보유하고 1년 이상 사업을 했거나 최근 6개월 사이 매출액 발생이 있어야 한다. 최소 증빙 연 소득은 소득금액증명원을 기준으로 1000만원 이상이다.
최근엔 총알도 더 장전했다.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에 나선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시장 전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토스뱅크는 지난 17일 두 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향후 5년간 1조원가량 유상증자를 목표로 출범 당시 수립한 시기별 증자 계획에 따라 진행됐다.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후속 상품을 준비 중이다. 지역신용보증재단과 제휴해 ‘온택트특례보증’을 출시하려 한다. 개인사업자 고객이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윤호영,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 전유물로 간주됐던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인터넷은행 최초로 진출한다. 그동안 인터넷은행에서는 생활자금대출 등의 담보로만 주택담보대출이 활용돼 왔다. 이제는 구입 용도로도 쓰이게 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혁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당기순이익과 같은 지표보다 더 중요한 것이 플랫폼 이용자 수라는 생각이 확고하다. 지난해 IPO를 기점으로 은행권 ‘메기’로 떠오른 카카오뱅크는 올해 더 넓은 바다를 찾아 헤엄치려 한다.
내일(22일)이면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시가 9억원(KB시세 기준) 이하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구입·기존 주택담보대출 대환·생활자금대출 등을 취급한다. 한도는 최대 6억3000만원이다.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이 인공지능(AI) 챗봇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진다.
자체 CSS을 활용한 신용대출 및 유관기관 연계 보증부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CSS 고도화를 위해 카카오페이(대표이사 류영준닫기류영준기사 모아보기),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류긍선) 등 카카오 계열사들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협력을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기업 대출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조직도 개편했다. 디지털 혁신과 사회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플랫폼금융기술그룹과 연구 개발을 추진하는 IC(Intelligence Connecting) 기술 그룹, 고객 신뢰를 위한 보안 및 인프라를 구축하는 신뢰 그룹 등 3개 분야로 나눠 조직을 편성했다.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플랫폼을 무기로 삼고 글로벌 진출까지 꿈꾸고 있다. 윤호영 대표는 “어느 나라에 어떤 식으로 진출할지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진출이 가장 큰 자산”이라며 “앞으로 보여줄 사회적 문제 해결 노력은 해외 국가 금융발전에도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해외 진출은 반드시 이뤄내고 싶은 분야”라며 “올해도 카카오뱅크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고객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난해 2월 이문환 전 은행장에 이어 케이뱅크 3대 은행장으로 취임한 서호성 행장은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올해에도 ‘디지털금융플랫폼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간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내며 첫 연간 흑자 전환을 달성한 만큼 본격적인 정보기술(IT) 분야 왕좌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IT 인프라 개선을 위해 IT 센터를 서울 상암에서 목동으로 옮겼다. 센터 이전과 동시에 계정계를 2배 증설하고 가상화 서버도 60% 가까이 늘려 고객 수용 용량을 대폭 키웠다. 장비 배치 효율성도 높여 향후 데이터 처리 용량이 급증할 경우를 대비한 인프라 확대 여력도 확보했다.
케이뱅크는 우선 자체적으로 만든 특화 신용평가모형(CSS)을 구축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한다. 앞서 지난해부터 이를 위해 기획·IT 등 다양한 인력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상품을 개발해 왔다.
또한 2017년부터 개인사업자 전용 생활자금대출 상품을 운영하며 데이터도 꾸준히 쌓았다. 사업자 매출 추이 등 경영·재무 관련 정보를 활용해 CSS를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1분기 목표는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등 사업자대출을 출시하는 것이다. 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보증 기반 상품을 출시한 뒤 순차적으로 신용 기반 상품을 출시하려 한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아파트 담보대출은 전 금융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 경쟁력과 모바일 편리함을 앞세워 출시 1년 4개월 만인 지난 1월 누적 취급액 1조원을 넘겼다. ‘1조원 돌파’ 기념으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 금리도 연 0.50%포인트(p) 인하했다. 인하 금리는 총 한도 1000억원까지 우선 적용한다. 금리 인상기에 이자 부담을 느끼는 기존 대출자의 ‘고정금리 갈아타기’ 수요에 맞춰 금융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케이뱅크의 모바일 아파트 담보대출은 최대 10억원 대환대출과 최대 1억원 생활 안정자금 대출을 제공한다. 업계 최초로 전자 상환 위임장을 도입하기도 했다.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입금까지 100%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이전까지 일주일가량 걸리던 대출 신청 후 승인까지 기간을 2일로 대폭 줄였다.
인터넷은행이 이처럼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이유는 기존 가계대출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성장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궁극적으로는 여신(대출)과 수신(예금) 모두 다변화해야만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CSS 고도화로 기존 은행이 찾아내지 못한 건전한 중·저신용자를 재평가한다는 인터넷은행에게 2022년은 도전이자 기회의 한 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확대하는 것과 동시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를 우회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인터넷은행이 은행권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앞으로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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