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고 내실경영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다. JB금융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호실적에 기반한 분기 배당도 추진할 방침이다.
어깨는 무겁지만 좋은 성적으로 발걸음은 가볍게 시작하게 된 김기홍 회장. 그는 ‘JB금융’을 어느 궤도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까? 2022년 그의 새 출발이 기대된다.
JB금융, 지난해 순익 5066억 기록
주요 경영지표 부문을 살펴보면 지배지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80%,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96%를 나타내면서 3년 연속 동일 업종 최고 수준의 수익성 지표를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ROA는 기업의 총자산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낸다. ROE는 기업의 순자산 대비 수익성으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보여준다.
JB금융은 올해는 NIM이 7bp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은행 합산 NIM 목표치는 2.52%다. 내실 위주 질적 성장을 통해 은행 원화 대출금은 38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4.5% 더 늘릴 계획이다.
권재중 경영기획본부 부사장(CFO)는 이날 실적 발표 뒤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금리 상승으로 캐피탈 부문은 조달 금리가 올라가서 부정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조달금리가 올라가는 폭이 내년부터 강도가 세지고 올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NIM 상승 폭은 7bp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 합산 원화대출금은 36조5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늘었다. 특히 개인신용대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개인신용대출은 4조1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자동차 금융(캐피탈) 개인신용대출도 9141억원으로, 무려 60.8% 불었다.
기업 대출의 경우 대기업 대출이 9.1% 오른 1조9479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6.4% 오른 19조377억원을 나타냈다. JB금융은 올해 내실 위주 질적 성장을 추진해 그룹 원화대출 기준 5.1% 성장을 계획했다.
신용대출 쪽에서 큰 폭 증가를 이룬 것에 관해 이승국 리스크관리본부 상무(CRO)는 “전북은행이 지난해 9월부터 개인신용대출이 늘었는데, 이는 다른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하게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을 덜 받은 전북은행에 대출 수요가 몰린 ‘풍선효과’로 인한 것과 자체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한 개인신용대출 개선 프로젝트가 반영된 복합적 결과”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JB금융의 경영 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전년 대비 4.7%포인트(p) 개선된 46.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보통주 자본 비율(잠정‧CET1)은 0.25%p 상승한 10.30%로, 그룹 성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본력이 계속 향상되는 모습을 띄었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 리스크(위험)를 관리한 결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13%p 개선된 0.54%, 연체율은 0.09%p 개선된 0.48%를 달성했다.
대손비용률 역시 0.17%p 개선된 0.31%를 기록하며 전반적인 자산 건전성 지표의 하향 안정화 추세를 이어갔다.
계열사 모두 ‘양호’… 내실경영 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금융환경 속에서도 그룹 계열사 모두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이 주요했다.
전북은행(은행장 서한국)은 전년 대비 25.0% 증가한 1829억원 순이익을, 광주은행(은행장 송종욱)은 21.7% 증가한 1941억원 실적을 거뒀다.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두 은행의 이익 증대 효과는 그룹사 전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그룹사 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6.2%, 전년 대비 15.3% 증가한 1조4525억원을 기록했다.
JB금융 관계자는 “한국은행(총재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린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까지 이뤄지면서 대출금리가 상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비은행 자회사 이익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JB우리캐피탈(대표 박춘원)은 전년 대비 65.3% 오른 1705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그룹의 견고한 성장에 큰 기여를 했고, JB자산운용(대표 최원철)도 63억원 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큰 폭의 이익 성장을 이뤘다. 그룹 손자회사인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PPCBank‧은행장 백종일닫기백종일기사 모아보기) 역시 203억원 순이익을 달성했다.
김 회장은 올해 성장 전망해 관해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규제와 가계대출 규제로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 우리가 예정한 지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규제에 맞게 새로운 전략을 세워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과 주요 지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기 배당 위해 정관 개정 의사 밝혀
김기홍 회장은 11일 연간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이를 바탕으로 분기 배당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JB금융은 정관에서 중간배당만 가능하도록 돼 있는데, 해외 사례를 보면 두 달에 한 번씩 배당을 실시하기도 한다”며 “이번 주주총회에서 분기 배당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분기 배당을 하겠다는 약속은 못 드린다”며 “하지만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기 때문에 여건이 허락하는 한 적극적으로 이를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 중간배당을 모두 실시했다. 신한금융(회장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은 분기 배당까지 실시하는 등 적극적 배당 정책을 지속한다. 이에 반해 지방금융지주 3사는 아직 기말배당만 하고 있다.
다만, 적극적 형태의 주주환원 정책인 ‘자사주 소각‧매입’에 관해서는 김기홍 회장도 말을 아꼈다. 그는 “자사주 매입 소각은 배당에 비해 세부적 측면에서 장점이 많지만, 예민한 부분이라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 방안을 쓸 수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부양 등을 위해 자사주 1200주를 사들였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 8일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 자사주 2617만주 중 346만주를 오는 14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 이후 KB금융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JB금융은 배당셩향을 전년 20.0% 대비 확대된 23.0%로 결정한 상태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가운데 배당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배당금은 사상 최대 수준인 1주당 599억원이다. 시가배당률은 6.9%, 배당금 총액은 1164억1210만원이다. 주주총회 이후인 4월경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 확대‧M&A 적극 추진”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해외사업을 확대하려 한다. 지난해 4월 해외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총괄 부회장에 임용택 전 전북은행장을 선임했다.
JB금융은 현재 프놈펜상업은행, JB캐피탈 미얀마, JB증권 베트남, JB 프놈펜자산운용을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1차 거점으로 삼고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인데, 앞으로 여타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수‧합병(M&A) 등 비은행 부문 강화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방향을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현재 JB금융은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등 4개 자회사만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전 자본적정성을 높여 내부등급법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현재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M&A를 고려하는 대상이 있지만, 우리가 의지가 있더라도 매물이 존재해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접촉하고 있는 대상이 있지는 않고, 여러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A 노력뿐 아니라 기존 비은행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서 비은행 비중을 높이는 자체 노력도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B금융이 증권사 등 비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내실 기반이 탄탄하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JB금융은 지난해 압도적인 순이자마진(NIM) 경쟁력을 바탕으로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내부등급법 승인이 예상되기 때문에 좀 더 공격적인 자본정책 시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이 현실화한다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가치)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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