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도시정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곳은 비단 GS건설만이 아니다. 지난해 왕좌를 차지했던 현대건설은 물론 주택사업 재기를 노리는 삼성물산·롯데건설·DL이앤씨 등이 모두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다.
GS건설 일찌감치 '1조클럽' 가입, 삼성-현대-롯데 등도 분주한 행보
올해 2월까지 도시정비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곳은 단연 GS건설이다. 15일 현재 국내 건설사 중 도시정비 수주실적 ‘1조 클럽’에 일찌감치 이름을 올린 곳은 GS건설 뿐이다.GS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도시정비 수주 경쟁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신림1구역 재개발과 수원 신나무실 주공5단지 리모델링, 중계본동 재개발사업 등 굵직한 사업들을 연달아 품에 안으며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러한 기세가 연초까지 이어지며 임인년 수주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도 지난달 말 도시정비 사업 기지개를 켰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대구 봉덕1동 우리주택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사업비는 약 3024억원 규모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 예정인 1조원 규모의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과 대전 최대 재개발사업인 장대B구역, 광주 최대 재개발사업인 광천동 재개발사업 수주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도시정비 시장에서는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던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연초부터 굵직한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 12일 삼성물산은 공사비 3696억원 규모의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 사업을 품에 안았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김상국 주택영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국내 사업에서도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에서 재건축·리모델링 등 다양한 영역의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성수1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것에 이어, 청담신동아 리모델링사업까지 수주하며 부지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SK에코플랜트와 금호건설·반도건설 등도 1~2월새 크고 작은 재건축·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수주하며 연초 도시정비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기준금리 인상
·분양시장 침체, 최근 2년같은 '주택호황' 어려워
이처럼 새해 벽두부터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주택사업 흥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최근 2년보다는 떨어진 상태다.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며, 세계는 경제·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통화팽창정책을 폈다. 그 결과 시중유동성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렇게 늘어난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며 주택사업은 때 아닌 호황기를 맞이했다.
건설사들은 기존 재개발·재건축은 물론 리모델링 전담 조직까지 신설하며 주택사업 보폭을 넓혔다. 이로 인해 작년에만 도시정비 실적 3조를 넘는 건설사들이 속출했으며, 5조를 돌파한 건설사도 두 곳이나 등장할 정도로 시장이 뜨거웠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세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시작했다. 미 연준이 올해 꾸준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글로벌 통화긴축 움직임이 뚜렷해졌고, 이에 ᄄᆞ라 한국은행도 올해 첫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했다.
건설사들의 주요 자금마련 재원 중 하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이다. PF대출이란 돈을 빌려줄 때 자금조달 기초를 프로젝트 추진 사업주의 신용이나 물적담보가 아닌 ‘프로젝트 자체’에 두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이렇게 대출한 금액은 이후 분양수익 등으로 상환된다.
당장 금리가 오르면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오를 수밖에 없고,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분양이 어려워지면 분양수익 시현에도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에는 시중유동성이 강하고 금리가 낮아 미분양이 역대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주택시장이 활황이었지만, 올해는 가계대출 및 다주택자 세제 강화 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며 분위기가 변한 상태다.
건설업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장 금리가 높은 수준까지 확 치고 올라간 것은 아니라 눈에 띄는 업황 악화를 점치기엔 이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이 아닌 다른 곳을 서서히 확장해야 할 타이밍”이라며, “건설사들이 신사업 등 블루오션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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