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심플랜트 지하 2층에 가면 커피 공정 과정을 볼 수 있는 로스팅 룸(Roasting room)도 볼 수 있다. 맥심플랜트 내부에서 사용하는 모든 원두는 직접 로스팅 룸에서 가공해 사용 중이다.
믹스커피 제조 회사가 도대체 이런 카페를 낸 이유는 뭘까. 그런 생각을 하며 맥심플랜트를 둘러보다 보면 동서식품의 ‘초록색 띠가 둘러진 노란색 인스턴트 커피’는 시나브로 사라지고 만다. 그 자리를 프리미엄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차지한다.
맥심플랜트는 ‘커피 명가’ 동서식품의 이유 있는 변신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동서식품은 끊임 없는 시대 변화에 맞춰 ‘맥심 카누(Maxim KANU)’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6년 2650톤에 불과했던 원두 커피 판매량은 6년 만인 2012년에 1만 3700톤으로 약 5배 가량 증가했다. 반면 믹스커피 시장은 지난 2014년 1조 565억 원을 정점으로 3~5%씩 줄어들고 있었다.
2018년에는 약 9650억 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해 1조 원의 벽이 깨졌다. ‘맥심’으로 국내 믹스커피 시장을 호령하는 동서식품에게는 반갑지 않은 흐름이었다.
이에 동서식품은 카페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아메리카노’를 인스턴트 스틱으로 출시했다. 카누의 첫 시작이었다. 동서식품은 콜롬비아·코스타리카·과테말라·에티오피아 등 세계 커피 산지의 원두를 로스팅해 높은 수준의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었다.
카누는 출시 첫 해부터 약 4000만 잔을 팔며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코로나19로 집콕 트렌드가 확산되며 ‘홈카페’족이 증가하자 카누 아메리카노, 라떼 모두 수혜를 받았다. 2020년 카누 누적판매량은 14억 잔을 돌파했으며 지난해는 15억 잔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 누적 판매량은 약 100억 잔을 돌파했다.
카누가 이처럼 판매량을 계속 증가시킬 수 있는 배경에는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가 있다. 카누 아메리카노로 믹스커피 인기를 부활시킨 동서식품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 2017년 ‘카누 라떼’를 선보였다. 신제품 출시 당시 김종후 동서식품 마케팅 매니저는 “다양한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카누라떼’를 출시했다”며 “언제 어디서든 커피전문점 같은 라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후 동서식품은 기존 인스턴트 시장에 없던 다양한 라떼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신제품 출시를 위해 최소 100건 이상의 시장조사와 분석을 한다고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동서식품은 티라미수라떼, 바닐라라떼, 돌체라떼, 민트초코라떼, 디카페인라떼, 아이스라떼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소비자 입맛을 고려했다. 특히 믹스커피, 아메리카노와 다른 티라미수 라떼는 믹스커피계의 새로운 시도였다.
지난 2020년 민초단(민트초코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민트초코라떼는 출시 즉시 마트에서 품절대란을 겪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카누의 민트초코라떼는 민초단 외에 일반인도 공략하며 호응을 얻었다. 당시 민트초코라떼를 구매한 한 누리꾼은 “마트에서 보였을 때 샀어야 했는데 다음에 찾아보니 품절대란이 나서 어렵게 구했다”며 “민트초코를 집에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민초단은 아니라고 밝힌 다른 누리꾼은 “이 맛있는 것을 동네에서 왜 팔지 않는거냐”며 “민트향보다 초코맛이 더 느껴지는 달달하고 순한 입문자용 라떼”라고 전했다.
최근 카누는 견과류와 카라멜을 더한 ‘너티 카라멜 라떼’와 커피 함량을 높인 ‘트리플샷 라떼’ 등 2종류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옥지성 동서식품 마케팅 매니저는 “이번 신제품 라떼 2종도 다양한 맛과 향의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은 이번 신제품으로 카누 라떼는 총 10종의 제품을 보유하게 됐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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