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내 6대 기업 총수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그룹 회장에 “차량과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긴밀히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동개발 및 위탁생산 등을 공개 제안한 것이다.
양사는 이미 정부 주도로 차량용 반도체 분야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 3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현대모비스,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산업협회, 한국자동차연구원 등이 참여한 ‘미래차·반도체 연대 협력 협의체’를 발족시켰다. 지난 5월에는 산업부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차량용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 간 연대·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간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은 일부 차량용 메모리반도체에서만 이뤄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쓰이는 제품은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 정도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은 없었다.
차량용 반도체는 두 가지로 나뉜다. 차량의 전장을 제어하는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에 탑재되는 전력반도체와 고품질 시스템반도체다.
양사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에 탑재되는 전력반도체와 고품질 시스템반도체다. MCU는 수익성이 낮고, 이미 NXP와 인피니온, 르네사스 등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개발 난도가 높다. 그러나 자율주행 시스템 확대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도화로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엑시노스 오토’와 ‘아이소셀 오토’를 출시하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업계 최초 5G 기반 차량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을 공개하며 전장 반도체 사업 강화를 꾀했다.
박재홍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Custom SOC 사업팀장(부사장)은 “최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한 차량의 지능화 및 연결성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최신 5G 통신 기술, 진화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프로세서, 그리고 안정적이고 검증된 전력관리칩을 제공해 전장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도 도래하는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에 대응을 위해 반도체 내재화를 언급한 바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 본부장은 지난 10월 “반도체 칩 제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직접 칩을 생산하기를 원한다”며 반도체 자체 개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단, 생산에 나서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고, 삼성전자도 미래차에 탑재될 고성능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이를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시설을 통해 생산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양사가 시스템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는 방식도 언급된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