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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지역에 인기 집중된 민간 사전청약, 흥행 적신호?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김헌동닫기김헌동기사 모아보기 체제 첫 행보는 SH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실효성 있을까
◇ 매물 쌓이니 전국 집값 하락세? 매매-전세가격 상승폭 동반 둔화, 일부지역 하락전환
동두천과 화성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실거래가 하락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며, 서울에서도 매물적체가 발생해 관악구가 1년 7개월 만에 보합 전환되는 등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원장 손태락)이 2021년 12월 2주(12.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가격은 0.09% 상승, 전세가격은 0.09% 상승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대비 상승폭 축소됐다. 수도권(0.14%→0.10%) 및 서울(0.10%→0.07%), 지방(0.12%→0.08%)은 상승폭 축소(5대광역시(0.08%→0.05%), 8개도(0.16%→0.13%), 세종(-0.33%→-0.47%))됐다.
그런가하면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에서도 26개월 만에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1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100.0)보다 0.9포인트 내려간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9년 10월 21일(99.9)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3일 기준 3만964건으로 1년 전(1만5523건)보다 99.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재계약이 늘면서 신규 전세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대출 규제,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며 전세 매물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다만 갱신권을 이용한 세입자의 전세 만기가 내년 7월부터 도래하기 때문에 그 이후 전셋값이 더 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현재 전세시장에서 공급이 늘어나며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모습이지만 일시적으로 보인다. 내년 7월부터 전세 만기로 인해 신규로 거래되는 건에 대해서는 가격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매매가격도 높아져 매매시장에서 청약을 대기하는 수요가 늘어났다. 이들은 전세로 머물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하강지지 요인이 된다. 또한 전세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거래로 향하고 있어 순수 전세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 특정 지역에 인기 집중된 민간 사전청약, 흥행 적신호?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민간 사전청약에 2만7000여개의 통장이 몰렸지만, 이중 약 90%가 평택고덕에 쏠리며 입지별로 경쟁률이 크게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청약은 주택 공급 시기를 당초 계획 대비 약 2~3년 조기화해 내 집 마련 확정 시점을 앞당기는 제도다. 정부는 그간 공공분양에서만 가능했던 사전청약을 민간영역에서도 확대해 내 집 마련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평택고덕, 오산세교2, 부산장안 등 3개 지구에서 1차 공공택지 민간 아파트 사전청약 접수를 최종 마감한 결과, 1313가구 모집에 2만7406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경쟁률은 25.57대 1으로 나타났다.
지구별로 보면 평택고덕은 352가구 공급에 2만4178명이 몰려 68.7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최고 경쟁률도 평택고덕 전용면적 84㎡A형에서 나왔다. 69가구 모집에 5888명이 접수하면서 8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오산세교2는 527가구 모집하는 가운데 2592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4.92대 1을 보였다. 전용 59㎡인 4개 타입(A·B·C·D)의 경쟁률은 2.1~2.4대 1에 그쳤다. 전용 84㎡는 10.5대 1, 전용 72㎡는 6.1대 1의 경쟁률을 냈다.
세 지구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부산장안은 193가구 모집에 636명이 청약했다. 평균 경쟁률은 3.3대 1이다. 특히 전용 59㎡B형은 1.2대 1로 미달을 겨우 면했다.
업계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사전청약보다 청약 대기 수요가 낮은 지역에 물량이 공급됐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약시장에서는 입지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민간 사전청약은 시세의 60~80%로 저렴한 분양가와 다양한 민간 브랜드로 공급해 긍정적”이라며 “다만 이번에 사전청약을 실시한 곳들이 직주근접과 서울 접근성 등이 떨어지는 지역이라 입지적인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오세훈-김헌동 체제 첫 행보는 SH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실효성 있을까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의 취임 후 첫 행보는 SH가 시공한 공공 아파트의 분양원가 전면 공개 제도의 시행이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 중 하나인 동시에 김헌동 사장도 후보 시절부터 강하게 주장해왔던 정책으로, 오세훈-김헌동 체제의 첫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항목은 건설원가(61개 항목)과 택지조성원가(10개 항목)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사업 정산이 마무리된 최근 10년치 건설단지 34곳의 분양원가를 내년까지 모두 서울시와 SH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양원가 공개가 평균 12억을 호가할 정도로 뛰어오른 서울 부동산의 거품을 크게 낮춰줄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공공 아파트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분양원가 공개가 민간아파트에까지 적용될 경우 경영 독립성 침해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에 우려를 표하는 입장은 원가 공개로 공공주택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익명을 희망한 한 전문가는 “제도의 취지 자체는 좋지만, 분양원가 공개가 부담스러워 이를 줄이기 위해 가용한 자원 자체를 줄이는 등 사업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편, “집값의 상당 부분은 시공보다 택지비용에서 나오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 거품 제거라는 취지도 충족시키기 힘들다”는 생각을 밝혔다.
◇ 김포장릉 아파트 공사 갈등 평행선, 문화재청-주민간 첨예한 대립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 아파트 공사를 둘러싼 갈등이 결국 대법원까지 넘어가게 됐다. 지난 10일 법원이 건설사의 손을 들어주며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였으나, 문화재청이 이에 불복하며 대법원에 재항고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검단신도시에서 아파트를 건설 중인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 제이에스글로벌(시공 금성백조), 대방건설에 대해 내린 공사 중지 명령의 집행을 정지한 법원 결정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항고하기로 했다.
각 건설사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 중 한 곳인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 44개 동을 세우고 있다. 김포 장릉은 인조 아버지인 추존왕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가 묻힌 무덤이다.
문화재청은 장릉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있어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필요한 건물이 19개 동이라고 판단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1심 판결에 따라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 아파트 12개 동은 지난 9월 30일부터 공사가 한시적으로 중단됐고, 장릉에서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대방건설 7개 동은 공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0일 건설사들이 복잡한 분쟁에 휘말려 막대한 손실을 볼 우려가 크고, 문화재청이 주장하는 경관 보존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대광이엔씨와 제이에스글로벌 아파트의 공사 재개를 허용했던 바 있다.
검단신도시 대방디에트르 더힐 입주예정자협의회는 김종진·정재숙 전 문화재청장과 김현모 문화재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협의회는 "문화재청이 2017년 김포 장릉 인근의 건축행위 허용기준을 변경하는 고시를 하고도 인천시 서구 등 관계기관에 알리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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