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1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로 이재근 현 영업그룹 이사부행장을 추천했다.
은행 영업그룹 대표, 경영기획그룹 대표, 지주 CFO 등 그룹 내 주요 핵심직무(영업, 재무·전략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으로 고객과 시장, 영업현장을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 후보는 그룹의 주요 안건을 논의하는 회의체인 경영관리위원회 멤버로서 쌓아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 운영 전반의 탁월한 '경영감각'과 '비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받았다.
대추위는 “은행의 플랫폼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우위로 대두되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혁신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 행장 후보는 국민은행의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도약과 글로벌 비즈 부문의 양적·질적 성장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변화혁신 역량과 실행력을 겸비했다”고 강조했다.
KB금융 대추위는 지난 1년간 은행장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내·외부 후보 풀(Pool)을 상시적으로 리뷰·검증해 왔다. 지난 10월 27일부터는 사전 검증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차기 은행장 후보 선정기준과 절차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다.
KB금융 대추위의 후보자 추천 이후 국민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열어 행추위 위원장 선정과 향후 운영일정 등을 논의했다. 국민은행장은 이달 중 추가로 개최되는 행추위의 심층 인터뷰 등 심사·추천을 거쳐 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임기는 내년 1월부터 2년으로 그룹 내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 사례와 동일하다.
이 행장 후보가 공식 취임하면 국민은행은 약 4년 만에 새로운 행장을 맞이하게 된다. 지난 2017년부터 국민은행을 이끌어온 허 행장은 이달 임기 만료 후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허 행장이 1961년생인 만큼 세대교체를 꾀한 인사라는 평가다.
특히 1964년~1966년생이 대거 포진해있는 KB금융 임원 가운데 1966년생인 이 행장 후보가 차기 행장으로 낙점되면서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변화와 혁신, 디지털 부문 강화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행장 후보는 “국민의 은행다운 국민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은행이 사회에 기여하고 모범이 되고, 국민은행이 한국의 은행 산업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직원분들과 협심해서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허 행장이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KB금융 후계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 인사가 차기 회장을 예상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내년 한 해 경영성과로 차기 회장 후보군 입지가 다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 회장이 연말 인사에서 양종희 부회장과 허 행장,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을 중심으로 후계구도를 명확히 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18년부터 국민카드를 이끌고 있는 이 사장은 지주와 계열사에서 전략과 재무, 국내외영업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치며 그룹 내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꼽힌다. 작년 10월 지주 회장 선출 당시 허 행장과 함께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허 행장은 현재 지주 디지털혁신부문장을, 이 사장은 개인고객부문장을 각각 맡고 있는데 양 부회장과 함께 ‘삼두 체제’로 리더십이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세 명의 부회장이 금융그룹 핵심 업무를 나눠 맡아 차기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
앞서 KB금융은 지난해 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부회장 자리에 KB손해보험 대표를 지낸 양 부회장을 선임했다. 양 부회장은 오랜 기간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춰오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KB금융에선 양 부회장만큼 은행과 비은행, 전략부서 이력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 양 부회장은 지주 핵심 사업으로 여겨지는 보험·글로벌부문장 외에 HR총괄(CHO), 홍보·브랜드총괄(CPRO)을 관할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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