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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동기' 정준호·손영식, 35년 후 1·2위 백화점 대표 자리서 맞붙다

기사입력 : 2021-11-26 13:24

(최종수정 2021-11-2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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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롯데쇼핑(주)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사진 왼쪽)과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사진 오른쪽)./ 사진제공 = 한국금융DB이미지 확대보기
정준호 롯데쇼핑(주)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사진 왼쪽)과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사진 오른쪽)./ 사진제공 = 한국금융DB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1987년 입사동기로 만난 정준호 롯데쇼핑(주) 백화점사업부 대표 부사장과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가 35년 후 국내 1·2위 백화점 대표 자리에서 맞붙는다. 브랜드 전략가이자 명품 전문가라는 공통된 평가를 받는 두 신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창사 42년만에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대표 자리에 외부 인사 출신인 정준호 롯데지에프알(GFR) 대표를 내정했다. 이로써 국내 대표 백화점 3사의 인사가 마무리됐다.

흥미로운 점은 1,2위 백화점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대표가 1987년 신세계백화점 입사동기라는 것이다. 정준호 롯데지에프알 대표와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2018년까지 신세계그룹에 함께 몸담았다.

이후 정 대표가 2019년 롯데로 이직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동료에서 경쟁자가 됐다. 2022년 인사에서 두 사람이 각각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의 대표 자리에 앉게 되면서 두 사람의 경쟁 구도는 더욱 강화됐다.

◇명품 MD 출신 감각으로 무장된 손영식 대표

먼저 백화점 대표 자리에 앉게 된 사람은 정 대표보다 2살 많은 손영식 대표다. 손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2012년과 2014년 각각 상품·패션본부장 부사장보를 지냈다.

2015년 12월 신세계디에프 사업총괄 겸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인 2016년 12월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손 대표는 백화점 명품 MD 출신으로 루이비통, 까르띠에, 구찌 등 명품 브랜드 유치에 성공하면서 신세계면세점을 '빅3' 사업자로 올려놨다. 2018년에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을 오픈했고, 신세계백화점과 연계해 센트럴시티의 강남 쇼핑권역을 조성하기도 했다.

손 신임 대표는 신세계면세점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나 고문 역할을 맡게 됐다.

신세계가 고문 역할을 맡고 있던 손 대표를 1년 만에 백화점 대표로 선임한 것에 대해 신세계면세점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영능력을 높게 산 것으로 분석된다.

◇정준호 대표, 창사 이래 최초 외부 출신 대표 인사

2022년 롯데그룹 공식 인사 발표 전부터 화제가 된 정준호 대표는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30여년간 신세계그룹에서 요직을 맡은 외부 인재다.

정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해외사업을 담당하며 아르마니, 몽클레어, 메종마르지엘라, 아크네 등 40여개 유명 패션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해 ‘명품 전문가’로 유명하다. 이후 조선호텔 면세사업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2019년 롯데GFR 대표에 선임됐다.

정 대표는 2019년 롯데그룹 정기 임원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외부 출신 인사로 화제의 중심이 됐었다. ‘순혈주의’로 유명한 롯데그룹이 신세계 출신을 영입했다는 것은 당시 파격적인 소식이었다.

정 대표는 롯데지에프알 대표 취임 후 운영하던 해외 브랜드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등 사업 개편에 집중했다. 대신 샬롯 틸버리, 카파, 까웨 등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졌다.

정 대표 취임 후 롯데지에프알의 연매출이 기존 반토막으로 줄어드는 등 대대적 변화가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 회장은 정 대표의 이런 과감한 혁신과 개편을 긍정적으로 보고 그를 롯데의 상징과도 같은 백화점 사업 수장 자리에 앉히게 됐다.

◇1·2위 백화점 대표 앞에 놓여진 무거운 과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1·2위 백화점이다. 그러나 장기화된 팬데믹과 이커머스의 부상으로 많은 여러움에 직면해 있다.

특히 ‘유통명가’로 불리던 롯데백화점의 상황이 좋지 않다. 2017년까지 전국 백화점 매출 1위를 지켜오던 롯데백화점 본점이 '1위 타이틀'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내준 것이 상징적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여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분위기 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쇼핑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4조70억원, 영업이익은 73.9% 줄어든 290억원에 그쳤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전년 대비 적자전환해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경쟁사들이 상승세를 이어나갈때 롯데백화점만 역성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 대표의 책임이 막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신세계백화점의 ‘만년 2위’ 타이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백화점’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며 매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명품 MD' 출신인 손 대표를 자리에 앉힌 것은 명품 인기를 바탕으로 성장을 가속화하려는 신세계의 의지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신임 대표 모두 기업의 브랜드와 이미지가 얼마나 사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고급화’가 가장 주요 전략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각각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승패를 나누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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