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탁(信託)은 말 그대로 ’믿고 맡긴다‘는 뜻의 금융상품이다. 고객이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사에 돈이나 예금, 부동산, 주식, 채권 등의 자산을 맡기면 운용·관리·처분해주는 일종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다.
주요 은행들은 새로운 신탁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등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신탁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데다 파생결합펀드(DLF)부터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펀드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신탁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다.
은행 신탁상품은 그간 낮은 수익률로 외면받아왔다. 장기적인 저금리 기조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수익률이 낮거나 변동성이 큰 상품이 많아 운용처가 마땅하지 않은 자금이 신탁상품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재산승계와 노후대비 등을 위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신탁을 택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자녀에게 보유부동산을 증여할 때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9월 선보인 ‘우리내리사랑부동산신탁’은 다주택자인 부모가 신탁계약을 통해 소득이 있거나 만 30세 이상 세대 분리가 가능한 자녀에게 보유부동산 증여 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절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녀는 증여받은 부동산을 임의로 매각하거나 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통제 장치를 마련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사전증여신탁’은 증여 공제 한도를 최대한 활용해 금전을 증여하고 가입 후 장기투자로 발생한 투자수익에 대해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증여 후 투자’가 ‘투자 후 증여’보다 증여세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활용한 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지수, 채권, 금을 포함한 대체 자산 등에 분산투자한다. 다른 자산배분형 상품 대비 안정성에 중점을 둬 장기투자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맞춤형 상속설계 신탁상품 ‘위대한유산신탁’도 있다. 가입한 고객은 쌓아놓은 금전, 부동산, 유가증권 등의 재산을 신탁하고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신탁계약을 통해 사후 재산 분배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전하게 미리 지정해 놓은 상속인에게 자산을 승계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생활관리형 신탁에 자산운용 기능을 추가한 ‘100년 운용 치매 대비 신탁’을 선보였다. 건강한 시기에는 적립과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치매, 질병 등으로 자금 관리가 필요한 때에는 상황에 맞게 ▲노후케어기능 ▲상속 기능 ▲생활비 지급 기능 ▲안심지급 기능 등 종합생활관리를 제공한다. 하나의 신탁계좌로 정기예금부터 투자상품까지 다양한 운용자산을 한 계좌로 운영하는 통합자산관리가 큰 장점이다.
상조 서비스와 연계된 상품도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7월 출시한 ‘신한 S 라이프케어 상조신탁’은 고객이 상조회사를 사후수익자로 지정해 은행에 금전을 신탁하고 본인 사망 시에 유가족이 상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가입자가 납입한 돈으로 상조 서비스 비용을 결제하기 때문에 유가족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상조서비스를 위한 돈을 은행에 맡김으로써 상조회사 휴·폐업 및 계약 미이행 위험 등과 관계없이 고객의 납입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가입자 사망 전 언제든지 자유롭게 해지할 수 있고 가입자 사망 후 상조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잔여재산은 상속 절차에 따라 반환된다. 상조서비스 이용 후에도 잔여재산은 상속절차에 따라 반환된다.
IBK기업은행은 ‘IBK안심상조신탁’을 판매하고 있다. 본인 사망 시 지정된 상조회사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하고, 수탁자인 은행이 상속절차 없이 고객 적립금액으로 비용을 직접 결제하는 상품이다. 납입금이 350만원 이상이면 배우자·부모·자녀 사망 시에도 모두 할인된 가격으로 상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반려동물을 상속자로 지정할 수도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반려동물의 양육을 위한 자산관리부터 상속까지 가능한 ‘KB반려행복신탁’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지난 2017년 9월 출시한 ‘KB반려행복신탁’보다 운용자산을 늘려 재산증식 기능을 강화했고 반려동물 양육에 중점을 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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