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은미가 기억하는 흙은 어머니의 가슴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빌딩이 빼곡히 즐비한 곳에서 자라 아스팔트가 익숙했던 그녀에게 흙은 어떤 장난감보다 새롭고 흥미로웠다. 조은미는 흙의 촉감을 좋아했고 자신이 구현하고자하는 형상은 전부 흙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어떤 특정한 결과물을 기억에 두지 않았다. 그냥 점토로 노는 그 자체를 즐겁고 편안해했다. 이것이 그녀가 흙과 첫 조우한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다.
조은미는 현재 많은 이들에게 ‘도예가’라 불리고 있다. 과거 흙장난에 대한 인상적인 기억은 흙과 함께하는 그녀의 현재를 만들었다. 그러나 어린시절 흙에 대한 즐겁고 편안한 감각들은 온데간데 없고 ‘작품’이라는 하나의 결과물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그녀는 흙과의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생산하기에 급급한 생산자의 모습이 되어버렸다. 결국 조은미는 관념과 이성적 사고 속에서 스스로를 강요하여 그럴듯한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움직임을 반복한다. 그녀는 이러한 자신을 마주할때마다 어린시절 흙과 즐기던 순수한 감각들의 상실을 마주한다고 말한다. 또한 점토가 주는 촉감이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적을 위해 의미없이 스친다고 덧붙인다. 나아가 가끔 흙이 의무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고 한다. 조은미는 그럴때면 흙에서의 친근하고 푸근함보다는 차갑고 날카로움을 느낀다.

본 전시에서 조은미는 작품제작에 있어 수행적인 자신을 내려놓고 자신과 흙의 관계를 재정의하고자 한다. 퍼포먼스는 수요일을 제외한 월요일~일요일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창선 기자 lcs20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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