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1‧2‧3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는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각각 21.5%, 20.8%, 34.9%로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비중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고 신용자 대출 수요가 케이뱅크로 몰리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케이뱅크는 최근 고신용 고객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 신규 및 증액 신청을 연말까지 중단하고, 중‧저신용 고객에게 두 달 치 이자를 돌려주는 캐시백 행사를 진행하는 등 연말 목표치 21.5%를 달성하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순이익 1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성장한 모습을 보인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13.4%로 나타났다.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CSS)을 고도화하고,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분기 말 10.6% 끌어올렸지만, 연말까지의 목표치인 20.8%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카카오뱅크 대표 역시 2일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3분기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전체 신용대출의 13.4%인데, 지난해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연간 목표인 20%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며 “9월 한 달간 발생한 신용대출 중 중금리 대출 비중은 40%를 상회한다”고 전한 바 있다.
올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 34.9%를 설정하고 지난달 출범한 토스뱅크는 어떨까?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 5000억원가량을 소진해 신규 대출을 중단해야 했던 토스뱅크는 대출 중단 시점 기준으로 준‧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약 33%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은행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신규 대출이 중단되며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렵게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인터넷 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고 신용자 위주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고 지적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당시 ‘혁신적 포용 금융을 위한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을 미이행하면 신사업 인허가 등에 고려하겠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관리 때 중‧저신용자 공급액에 일부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인센티브 관련 내용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당국의 페널티나 인센티브 설명이 명확하지 않아 중금리 대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불이익을 짐작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목표를 미달한다고 즉각 조치하는 차원은 아니다”며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와 비교했을 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작다는 문제가 사회적으로 계속 지적된 만큼, 비중 현황을 점검하고 추후 다른 금융업 인허가 과정에서 질적 판단 요소로 고려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고자 고신용 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대손비용이 늘어나는 점은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3분기 누적 598억원으로, 전년 동기(353억원) 대비 69.7% 늘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3분기 대손비용은 296억원으로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비율(CCR)은 0.47%를 기록했는데 중금리 대출이 0.05~0.06%포인트 상승 요인"이라며 "수수료와 플랫폼 수익도 늘어 비이자 이익 증가를 견인하겠지만, 중금리 대출로 대손비용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가 방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4분기가 금융 플랫폼 역량을 입증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신용평가 시스템(CSS)이 타사보다 나은 점이 입증되지 않으면 대손 비용률이 2023년까지 높아져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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