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다음주 가계부채 관리 추가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급증하는 가계대출 억제에 효과를 내면서도 서민·실수요자가 피해를 보지 않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위해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나 실수요자 피해 가능성을 고려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오는 28일 주요 은행장들과 취임 후 첫 회동 자리에서 가계부채 대책에 대한 협조를 구한 뒤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이르면 10월 초 추가 가계부채 관리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는 “가계부채 추가대책은 10월 중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 시기를 미뤘다.
고 위원장은 6일 국정감사에서 “실수요자 대출도 상환 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전세대출도 DSR 규제에 포함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전세대출에 DSR 규제를 적용할 경우 서민·실수요자의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서민 실수요자의 전세대출이 차질없이 공급되도록 세심하게 관리하라”고 주문한 것 역시 금융위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주별 DSR이 아닌 금융회사별 평균 DSR에 전세대출 원리금을 적용하거나 전세대출액 가운데 은행의 자체 신용으로 취급되는 10%에 한해서만 DSR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 전세대출의 90%는 공적기관의 보증서 담보로 실행되고 나머지 10%는 신용대출이다.
일단 금융위는 가계부채 추가대책에 차주별 DSR 단계적 규제의 시행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당국은 차주별 DSR 40% 규제를 2023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7월부터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등)에서 6억원 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거나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차주별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 2억원 초과 차주, 2023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차주에도 규제가 전면 적용될 예정이었다.
업권별 DSR 규제 차이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2금융권의 DSR 규제도 강화할 전망이다. 2금융권 차주별 DSR 한도를 1금융권 수준으로 낮추는 식이다. 현재 은행은 차주별 DSR 규제 40%가 적용되지만 2금융권은 60%까지 대출이 된다.
금융위는 금융회사별로 고(高) DSR 비중을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 DSR 대출은 차주별 DSR 비율이 70%와 90%를 초과한 대출이다. 은행들은 DSR 70% 초과 비중은 신규대출 취급액의 5∼15%, DSR 90% 초과 비중은 3∼10%로 관리하고 있다. 비은행권은 허용 비율이 더 높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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