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B 강자서 개인사업자CB로 확장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금융시장 DT에 필수적인 협업 파트너가 되기 위해 장단기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업무 자동화와 서비스 고도화, 맞춤형 데이터 제공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신상품 개발과 빅데이터 인력 양성 등의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한국기업데이터는 지난 5월 데이터 품질을 개선하고 정비한 내부용 플랫폼 ‘KED(한국기업데이터) 데이터 포털’을 오픈했다. 한국기업데이터가 보유한 DB를 정제하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판매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최근 개인사업자 CB업에 뛰어드는 신규 플레이어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대표는 “기존 CB사들만 시장을 잡고 있으면서 전반적으로 서비스 혁신이 더딘 측면이 있었다”며 “다양한 후발주자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좀 더 정밀하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간 대표자의 여신정보를 기반으로 이뤄졌던 평가가 지리적 상권 정보와 고객정보, 사업성 정보 등 다양한 정보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 사각지대에 있던 개인사업자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금리단층 문제가 점점 해결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주주기관과 정책금융기관으로부터 기업정보를 공유받는 ‘DB Pooling’으로 정보 수집량도 광범위해졌다. 설립 초기 70만여개였던 기업 정보는 현재 1,100만개로 불어났으며, 연간 업데이트되는 재무제표도 10만개에서 50만개로 늘어났다.
현재 한국기업데이터가 보유한 DB는 국내 최대 수준 규모로, 단순히 데이터만 쌓아온 것이 아닌 평가 관련 노하우도 함께 축적해 왔다. 또한 개인사업자의 특수성을 고려한 서비스도 설계했다. 상환능력과 평점 확보와 같은 자금 조달 목적뿐만 아니라 사업 컨설팅 등 개인사업자의 안정과 성장에도 초점을 맞췄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데이터는 올해 초 KB국민카드와 함께 개인사업자 특화 서비스 ‘크레딧트리(Credit Tree)’를 출시했다. 내부 시뮬레이션에서 중·저신용 개인사업자가 대출 승인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이 기존 모형보다 상향 조정됐다.
지난해 말에는 금융결제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안신용평가 모형도 준비 중이다. 금융결제원이 보유한 어음과 지로, 금융공동망 등 전자금융정보와 한국기업데이터가 가진 기업의 재무·기술과 인증·부동산 정보가 기반이 됐다.
“ESG 경영 확산에 기여할 것”
이호동 대표는 “올해 ESG 평가 기반의 구축과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가 시작 단계인 만큼 한국기업데이터의 평가 모형과 노하우가 업계 선두에 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ESG 경영에 기반한 사회적 가치경영이 속도를 내면서, 한국기업데이터도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중소기업에 특화된 맞춤형 ESG 평가 모형을 개발했다. 올해부턴 현대중공업을 시작으로 사회적가치연구원, 정부조달마스협회, 성남상공회의소, 제주상공회의소, 울산광역시 등과 차례로 ESG 평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직접 개발한 Findsystem(파인드시스템)도 서비스업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사용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파인드시스템은 기존 서면으로 제출했던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전산으로 전환한 시스템이다. 1번의 제출 절차로 40여종의 자료를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자료출력을 위한 종이 사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이 대표는 “파인드시스템을 도입한 해에 한국기업데이터의 A4용지 사용량은 전년대비 약 80%가 줄었다”면서 “현재 해당 시스템은 여러 시중은행과 공공기관에서도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위한 소통 확대
이호동 대표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처럼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나은 한국기업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성장의 단계를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올해 4월 취임 이후 직급별로 총 8회에 걸친 ‘CEO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전국 8개 지사를 순회하는 시간을 가지며, 직접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영에 참고가 될 만한 의견들을 교환했다. 이러한 내용을 반영해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기존 4부문·3본부·15부·7센터·8지사 체제에서 4부문·19부·7센터·9지사 체제로 바뀌었다. 9명의 부서장을 새로 임명했으며, 경영과 인사 등 비(非) 사업 부서의 인력을 조정해 사업 부서에 추가 인력을 투입했다.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도 단순화했다. 상품기획과 운영, 개발 등의 기능을 일원화해 상품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부서 간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사업 부서에 대한 인적 투자를 늘려 매출 증대 등 사업 역량 강화를 도모했다.
특히 조직문화 개선에 있어 추진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CEO와의 대화 당시 빈번하게 제안됐던 ‘복장 자율화’도 즉각적으로 실시하며, 회사 운영에 반영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에 신속하게 대응했다.
이호동 대표는 “그동안 단정한 정장과 넥타이 착용 등으로 규정돼 있던 복장 기준을 폐지하고 창의적이고 개성을 존중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며 “복장 자율화 이후 임원진들과 함께 가벼운 옷차림으로 전환하며, 딱딱한 사내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天下大事 必作於細(천하대사 필작어세, 세상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한다)’를 언급하며 “내실 있는 성장과 내일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조직으로 변신을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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