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오전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상했다.
금통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준금리를 2020년 3월에 0.5%p, 5월에 0.25%p씩 잇따라 내려 사상 최저로 금리동결 기조를 이어오다가 이번에 1년 3개월 만에 금리 정상화 시동을 걸었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18년 11월 이후 33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월 11~17일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서 응답자 100명 중 67명은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다만 7월 금통위 전 금리 동결을 전망한 결과(89명)보다 낮아진 수치였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전문가는 33명으로 직전 조사 결과(11명)보다 높아진 바 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기준금리 동결 우세 전망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지만, 금통위가 가계부채 누적 등 금융불균형 교정을 위해 전격적인 8월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말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가계대출 규제에도 '영끌' 주택거래 자금 수요, '빚투' 주식투자, 여기에 코로나19 생활 자금 수요 등이 결합돼 2분기에 증가폭이 컸다.
앞서 7월 금통위 직후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은 총재는 "경기 회복세, 물가 오름세 확대,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다음(8월) 금통위 회의부터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 조정이 적절한 지 아닌 지를 검토하고 논의할 시점이라고 본 것"이라고 밝힌 바도 있고,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1명)이 나오기도 해서, 금리인상은 시점의 문제로 인식돼 왔다.
다만 코로나 4차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소비 회복이 더딘 상황인 가운데 이번 금리인상이 누적된 가계대출과 취약층에 이자 부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제시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에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는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빠지면서 6인 체제로 열렸다.
이번 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준(Fed)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0.00~0.25%)와 금리 격차는 0.5~0.75%로 확대됐다.
아울러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2021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발표해 지난 5월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은은 내년인 2022년 실질GDP 성장률 전망치도 3.0%로 직전치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8%에서 2.1%로 5월 전망 때 보다 0.3%p 높여 잡았다.
내년인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직전 1.4%에서 이번에 1.5%로 상향 조정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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