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농협발 대출중단 확산 가능성 낮아…금리인상·한도축소 전망”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지역 농·축협) 등이 일부 가계대출 상품을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금융권 전반으로 이 같은 조치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농협은행 등의 주담대 등 취급 중단 조치는 당초 농협은행이 갖고 있던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상황에서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 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대출 취급 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가계 담보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농·축협의 집단대출을 일시 중단하고 60%인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체적으로 낮추겠다고 금융위에 보고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농협은행·농협중앙회는 지난달 말 기준 올해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를 매우 높은 수준으로 초과한 상태다.

금융위는 “농협은행 자체점검 결과 증가세가 큰 주택구입용 대출 등의 한시적 취급 중단 조처 없이는 연중 목표치 준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상품중단을 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농협중앙회의 경우에도 가계대출 취급목표를 이행하면서 지역농민 등의 지원이라는 상호금융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7월까지 가계대출 취급이 중단된 농협은행·농협중앙회와 달리 대형 시중은행을 포함한 대다수 금융회사는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아있다”면서 “농협은행·농협중앙회의 주담대 등 취급 중단과 같은 조치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일축했다.

금융위는 우리은행·SC제일은행의 일부 대출상품 취급 중단에 대해서는 “연간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기준에 따라 일부상품의 공급을 조절한 것”이라며 “이는 예년에도 종종 있었던 통상적인 리스크관리‧한도관리 노력”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우리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중단에 대해 “7~8월 중 전세대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3분기 증가세’ 관리를 위해 9월까지 전세대출을 한시 중단한 것으로,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 대출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의 일부 주택담보대출 중단에 대해서는 “사실상 이용고객이 거의 없는 금리산정 방식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이번 조치와 별개로 다른 금리산정방식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은 지속 판매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금융위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빠르게 진행된 신용팽창이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민간신용 공급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위는 “최근 1년 반 동안 신용팽창기와 달리 앞으로 대출금리 인상, 우대금리 하향조정, 대출한도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경제주체들도 이러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금조달 등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계부채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했던 일부 은행의 대출 취급 중단 조치로 금융소비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향후 가계부채 연착륙 도모 과정에서 실수요자 및 일반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