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특히 상장 과정에서 빚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정면 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앞서 공모가 희망범위로 3만3000~3만9000원을 책정했다. 주당 액면가 5000원의 6~8배 사이로,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이는 은행주 시가총액 1위 KB금융(21조2478억원)과 2위 신한지주(19조7341억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3만9000원에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의 고평가 논란의 핵심에는 산정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도하다는 점이 꼽힌다. 기존 은행의 PBR은 0.4배 수준인 반면 카카오뱅크의 PBR은 3.4배 수준으로 전통 은행업종을 크게 웃돌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이와 더불어 산정 과정에서 비교 대상으로 미국 로켓 컴퍼니, 브라질 금융기술 회사 패그세구로, 러시아 디지털 은행 타타컨설턴시서비스, 스웨덴 디지털 금융 플랫폼 업체 노르드넷 등을 제시했는데, 이는 비교 대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받았다.
전 연구원은 또한 “미국의 로켓컴퍼니를 제외한 3개사는 평균 자본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불과하고, 로켓컴퍼니는 온라인 주택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한다”라고 설명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비교회사 선정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높은 PBR을 가진 회사 선정을 위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기업들을 물색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라며 “국내 대형 은행 대비 7~12배 높은 PBR을 제시하는 공모가 범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라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현재 은행업종은 저성장과 규제 강화로 인해 10%를 하회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1배를 하회하는 PBR이 고착화돼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환경에서 카카오뱅크만 특별하게 높은 ROE를 달성하거나 그에 따라 특별하게 높은 PBR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카카오뱅크 측은 국내 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넘어 국내 1위 금융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기존 금융사와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카카오뱅크 대표는 전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공모 비교 대상 논란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아예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기에 국내 은행과 비교는 하지 않았다”라며 “비교 대상이 된 해외기업은 은행 외에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카카오뱅크 지향점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 플랫폼의 확장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1등 리테일뱅크(소매은행)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대표는 “50년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시중은행도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은행을 넘어 금융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면서 “혁신적인 기술, 강력한 플랫폼파워, 카카오 에코시스템(생태계) 등을 적극 활용해 고객에게 새로운 금융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6~27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다음달 5일 유가증권시장 상장할 예정이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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