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는 올해 IPO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본다. 다만 공모주의 고평가 논란은 잇따르고 있다.
크래프톤은 당초 7월 14~15일에 공모청약을 진행한 후 같은 달 22일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크래프톤은 앞서 지난 16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자사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으로 추정하고,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공모 희망가를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희망 공모가 밴드가 45만8000~55만7000원으로 책정되면서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고, 금융감독원은 지난 25일 크래프톤에 공모가 산정 근거를 보완하라는 요청과 함께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특히 크래프톤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중복청약 마감 시한인 6월 20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마지막 중복청약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한 사람이 여러 증권사에 청약을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또 다른 IPO 대어인 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카카오뱅크는 7월 26~27일에 일반 청약을 받고, 오는 8월 5일 신주를 상장할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뱅크는 여러 증권사를 통한 공모주 중복청약이 불가능하다. 여러 계좌에 청약하더라도 가장 먼저 청약한 곳의 청약증거금만 유효하다. 이후 청약증거금은 무효처리된다.
다만 카카오뱅크도 기업가치를 놓고 금융권 일각에서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범위 기준 15조6783억~18조5289억원이다. 이는 국내 1, 2위 금융지주인 KB금융지주(23조1600억원)와 신한금융지주(20조9000억원) 다음 가고 하나금융지주(13조8000억원), 우리금융지주(8조3000억원)를 앞서는 규모이다.
만약 카카오뱅크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시초가 2배 후 상한가)을 기록한다면 시가총액은 30조원을 넘어선다. 공모가보다 30%만 상승해도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금융권 대장주로 올라서는 셈이다.
다만 증권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수치가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가 시장 예상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9만원대의 장외 가격에 비해 현저히 낮게 형성됐다”라며 “고평가 논란을 의식한 듯 플랫폼 기업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금융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적용했다”라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다만 이 또한 상장 은행지주 대비로는 여전히 상당한 프리미엄이 부여된 수치”라며 “공모가 이상의 높은 가치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권과 차별화된 사업모델 구축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향후 중금리 대출 취급 확대 과정에서 차별적 신용평가 모델 개발 및 대손관리 역량 검증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 또한 “그간 시장참여자들은 카카오뱅크 가치를 10조∼20조원 안팎으로 추정해왔다”라며 “이번에 제시된 수치가 기존 추정 범위 안에 속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최근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5조원과 유상증자 시 적용된 PBR 3.5배를 근거로 카카오뱅크 상장 시 기업가치를 약 17조5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했다.
카카오의 또 다른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도 지난 28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심사를 통과한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증권신고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7월 초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카카오페이는 이르면 8월 초에 청약을 진행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또한 상장 후 시가총액이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힌다.
7~8월 이후에도 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롯데렌탈, 넷마블네오 등 대어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들 기업은 대체로 7~8월 사이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순차적으로 통과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롯데렌탈, 넷마블네오의 기업가치를 각각 5조원, 2조원, 3조원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