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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정용진-정유경 남매, 누구보다 바빴던 2021년 상반기

기사입력 : 2021-06-21 19:41

(최종수정 2021-06-2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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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 사진제공 = 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 사진제공 = 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신세계그룹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정유경닫기정유경기사 모아보기 남매의 사업 확장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외향적인 성격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의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신세계그룹의 도약이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2021년 그 누구보다도 바쁜 상반기를 보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신세계그룹 임직원들에게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하며 판을 바꿀 수 있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달라고 주문했다. 정용진-정유경 남매는 2021년 몸소 대담한 사고와 도전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 SSG 랜더스와 '스타벅스 데이' 콜라보레이션. / 사진제공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스타벅스, SSG 랜더스와 '스타벅스 데이' 콜라보레이션. / 사진제공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 [1월] SK와이번스 인수

올해 신세계그룹의 사업 확장 신호탄을 쏜 것은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26일 SK텔레콤과 야구단 SK와이번스 인수 협약을 체결하고 KBO 한국 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지분 100% 및 훈련장 등 총 1352억원이다.

정 부회장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복합 체험형 공간에 대한 의지를 과거부터 표명해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6년 하남 신세계 스타필드 개장식에서 “앞으로 스타필드는 단순한 쇼핑공간이 아니라 에버랜드나 야구장과 같은 ‘복합문화공간’이자 ‘테마파크’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 경쟁상대로 테마파크나 야구장을 뽑은 것이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창단 후 말 그대로 신세계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4월 SSG랜더스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스타벅스 SSG랜더스필드 2F점’을 개점했으며 스타벅스와 SSG랜더스 컬래버레이션 굿즈도 공개했다. 지난달 8일에는 노브랜드 버거 SSG랜더스필드점을 추가로 개점했다. 이후 노브랜드 버거의 인천 지역 매장 매출은 5월 한 달간 11% 증가하며 스포츠 결합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한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마트에서 상반기 최대 규모 행사인 ‘랜더스데이’를 진행했다. SSG닷컴은 지난 12일 경기를 찾은 팬들에게 2만원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야구단 마케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회장은 지난달 6일 이마트24를 통해 SSG랜더스 선수들의 이름을 딴 ‘최신맥주(최정-추신수-제이미 로맥-최주환)’ 상표권을 출원했다. 최신맥주의 상품설명에 따르면 맥주류 뿐만 아니라 감자튀김, 피자 등 식음료 전체를 망라한다. 또한 이달 초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얼굴이 들어간 ‘SSG랜더스 라거’, 이른바 구단주 맥주 제품 모습을 공개하며 유통 - 식음료 - 야구단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SK(주)는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이 연중 스팩(SPAC·기업인수목적 회사)을 통한 나스닥 상장을 추진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사진=Sk그룹.이미지 확대보기
SK(주)는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이 연중 스팩(SPAC·기업인수목적 회사)을 통한 나스닥 상장을 추진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사진=Sk그룹.
◇ [2월] 동남아 우버 ‘그랩’ 투자하며 해외 투자 본격화

해외 사업 투자도 본격화했다. 신세계그룹 벤처캐피털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동남아시아 차량 호출·배달·금융서비스 플랫폼인 '그랩'에 투자했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인 문성욱 신세계톰보이 대표이사는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남편이다.

그랩은 2012년 시작한 차량 호출 서비스로 음식과 식료품 배달, 금융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회사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미국 패션기업인 '인타이어월드'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스타트업 등에 투자해 왔다. 지금까지 패션테크기업인 '에이블리코퍼레이션'과 부동산 개발·임대관리 기업인 '홈즈컴퍼니' 등에 투자했다.

같은 달 정용진 부회장은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1년여만의 미국 출장길로 미국 내 온·오프라인 유통사업 점검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출장에서 닐스턴 굿푸드홀딩스 CEO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닐스턴은 미국 유통 컨설팅 기업 출신 인사다. 과거 월마트인터내셔널 인수·합병(M&A) 작업에 참여한 경력이 있으며 작년 말 굿푸드홀딩스의 대표로 선임됐다.

굿푸드홀딩스는 이마트의 미국 법인으로 이마트는 지난 2018년 12월, 약 3075억원을 들여 굿푸드홀딩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정 부회장은 굿푸드홀딩스 외에도 올 상반기 오픈 예정인 PK마켓 현지 사업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진다. PK마켓은 아시안 푸드 콘셉트 마켓으로 아시아 식재료부터 즉석요리까지 구매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식료품 매장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16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 - 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신세계이미지 확대보기
16일 오전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 - 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왼쪽부터)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신세계
◇ [3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 계약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월 말 직접 네이버를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와 전략적 제휴에 대해 합의했다. 이후 3월 16일,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신세계이마트-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을 갖고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이 맞교환 됐다.

양사의 협력을 통해 신세계는 SSG닷컴, 이마트의 다양한 상품군과 오프라인 물류망을 활용하고 네이버는 온라인 채널과 기술력을 활용해 양사의 강점을 결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사는 온·오프라인 유통·판매, 물류 거점화, 라스트마일(최종 목적지 구간) 배송 등 폭넓은 사업 제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의 지분 교환에는 이마트뿐만 아니라 명품과 패션·화장품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신세계 백화점도 합류했다. 고급 수요를 충족시킬수 있는 백화점 합류를 통해 협력의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W컨셉 로고. / 사진제공 = W컨셉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W컨셉 로고. / 사진제공 = W컨셉 홈페이지
◇ [4월] 온라인 플랫폼 W컨셉 인수

지난 4월 1일,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W컨셉 지분 전량을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온라인 쇼핑몰 운영업체 아이에스이커머스로부터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2650억원이다.

W컨셉은 국내 2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업체다. 500만 명이 넘는 회원이 있으며 2030세대 여성 고객 대상으로는 여성 패션부문 1위 업체다. W컨셉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 판매를 통해 지난해 기준 거래액 3000억원을 달성했다.

그간 신선식품과 생필품에 집중했던 SSG닷컴은 패션 분야에서 약세를 나타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SSG닷컴은 W컨셉 인수를 통해 2030세대 여성 고객 유입과 취급 품목 확대를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조선 팰리스 메인 입구인 웰컴로비 팰리스 게이트. / 사진제공 = 조선호텔앤리조트 이미지 확대보기
조선 팰리스 메인 입구인 웰컴로비 팰리스 게이트. / 사진제공 = 조선호텔앤리조트
◇ [5월] 6성급 호텔 조선팰리스 개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호텔 라인업 중 최고급 수준으로 꼽히는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지난 5월 25일 개관했다.

조선팰리스는 개관 전부터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조선 팰리스는 비즈니스호텔부터 최고급 럭셔리호텔로 이뤄진 정용진 회장 호텔 라인업에서 최상위 수준을 자랑한다.

정 부회장은 과거부터 호텔 사업에 애정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2018년 7월 신세계 본점 앞에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를 개장했다. 정 부회장은 당시 호텔 콘셉트 선정부터 전반적인 영역에 직접 관여하며 호텔 사업에 대한 관심을 여실히 보여줬다.

다만 레스케이프는 정 부회장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개장 초기 객실 점유율이 30%를 넘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호텔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적자만 지속하던 신세계는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눈에 띄는 변화를 나타내고 있고 그 정점에 조선팰리스가 있다.

신세계는 호텔 사업 변화 기조를 나타내기 위해 지난해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사업장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까지 전국 호텔 수가 4개뿐이었던 조선호텔리조트는 작년 10월 ‘그랜드조선 부산’ 개장을 시작으로 같은 달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 12월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컬렉션’, 올해 1월 ‘ 그랜드조선제주 ’등 4곳의 호텔을 약 반년 만에 모두 개장했다. 조선팰리스까지 포함하면 채 1년도 되지 않아 호텔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사진 = 한국금융신문DB이미지 확대보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사진 = 한국금융신문DB
◇ [6월] 이베이코리아 인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 관심이 집중됐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약 3조 5000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이베이 본사와 진행 중이다.

G마켓과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e커머스 업체다. 인수전에 참여한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최종 인수하게 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위로 도약한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12%,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3%로 쿠팡(13%)을 제치고 15%의 시장을 점유하게 된다.

이마트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계에서 최고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베이 인수를 통해 내 유통 온·오프라인 최강자 타이틀을 갖게 됐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국내 보톡스 1위 업체인 휴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는 공시를 통해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인수 여지를 남긴 것이다.

휴젤은 국산 보툴리늄 톡신 제제(보톡스), 필러 1위 업체다. 지난해 매출 2110억원, 영업이익 780억원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휴젤을 인수할 경우 정 사장이 10여년 전부터 공들이고 있는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이 나오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60억원에 인수한 후 2019년 매출 2000억원의 기업으로 발돋움 시켰다. 2018부터 자체 브랜드 연작, 로이비, 오노마 등을 선보이고 지난해에는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 스위스퍼펙션을 인수했다.

다만 휴젤의 인수가가 2조원으로 전해지며 자금 여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정 총괄사장이 휴젤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무난히 결승점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격적 사업 확장… 전문가 입장은

신세계의 공격적 사업 확장에 대해 업계의 의견은 나뉘고 있다. 어려운 시기를 활용한 적절한 투자라는 입장과 리스크가 크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신세계는 그 어떤 기업보다 광폭행보를 보였다”며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향후 성장 발판 및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세계그룹의 공격적 M&A에 대해 “신세계 그룹의 이번 M&A는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회사 전반의 펀더멘탈과 사업 방향성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라며 “인수 후 회사 측 전략을 들어봐야겠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마트는 쿠팡과 대전을 벌여야 하는 부담이 남아 있고, 신세계의 휴젤 인수는 기존 화장품 사업과 시너지가 없다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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