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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호텔 사업 강화] ①신동빈vs정용진, 호텔사업으로 번진 유통강수 대결

기사입력 : 2021-06-08 10:53

(최종수정 2021-06-0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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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호텔롯데 전세계적 체인 도약 의지 밝혀
정용진, 미진했던 호텔사업에 공개적 애정 드러내

[유통기업 호텔 사업 강화] ①신동빈vs정용진, 호텔사업으로 번진 유통강수 대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국내 유통 라이벌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부회장이 호텔 사업에서 맞붙는다. 롯데와 신세계는 서울에서 운영중인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과 ‘조선 팰리스’를 필두로 호텔 사업에서도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호텔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양사 모두 지난 1년 내 국내 주요 도시에 6성급 호텔을 신규 개점했으며 기업 총수가 나서 호텔 사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양사의 대결이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식음료, 야구 등을 넘어 호텔 사업에서도 고조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의 6성급 호텔이 경쟁의 정점에 위치한다. 지난 2017년 4월 국내 최초 6성급 브랜드 호텔로 개점한 롯데의 시그니엘 호텔은 명실상부 호텔롯데를 상징하는 고급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25일 개장한 서울 강남구의 조선팰리스도 개점 초기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고급 호텔이자 한국에 처음으로 오픈하는 메리어트 호텔 체인의 최고급 ‘럭셔리 컬렉션’ 호텔로서 강남권 프리미엄 호텔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그니엘 서울 내부 전경. / 사진제공 = 시그니엘 서울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시그니엘 서울 내부 전경. / 사진제공 = 시그니엘 서울 홈페이지

◇한국 넘어 세계로, 신동빈 회장의 글로벌 체인 도약 목표

롯데호텔은 1979년 개관 후 국내 최대 규모의 호텔그룹 브랜드로 성장했다 서울·부산·제주·울산 등 국내 주요 도시에 총 17개 호텔, 6350실을 갖추고 있으며 러시아·베트남·미국·일본 등 해외에도 12개 호텔, 3881실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7년 4월 국내 최초로 6성급 호텔 ‘시그니엘 서울’을 서울 송파구 잠실에 개장했다. 시그니엘 서울은 1박당 객실 요금이 최소 50만원을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보복 소비가 극에 달했던 지난 3,4월 객실 예약률이 90%를 넘는 등 높은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

‘시그니엘 부산’도 경남지역 주민 및 타지역 여행객에게 인기를 끌며 부산을 상징하는 호텔로 발돋움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시그니엘은 서울과 부산 모두 높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라며 “서울과 부산의 주요 지역에 위치하고 휴가철도 앞두고 있어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코로나19가 심화되던 지난해 6월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에 참석했다. 코로나19 심화 이후 신 회장의 첫 대외 행보였다. 이 자리에는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과 송용덕 부회장도 함께 자리해 그룹 차원에서 호텔사업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나타냈다.

신동빈 회장의 호텔 사업 의지는 이전부터 계속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3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한국 중심이었던 호텔 사업을 세계로 확대한다”라며 “약 1만 5000개인 객실 수를 인수합병(M&A) 등을 활용해 5년 뒤 현재의 2배인 3만 실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애틀에 고급 호텔을 열 계획이고 영국도 검토 중이며 3.4년에 걸쳐 도쿄 등에서 적극적으로 호텔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호텔 사업 확장 의지를 공표한 것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0년 9월 롯데호텔 모스크바 개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체인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에는 국내 호텔 브랜드 최초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 롯데뉴욕팰리스 호텔을 개점했고, 2020년 9월에는 미국 시애틀에 롯데호텔 시애틀을 추가 개점했다.

호텔롯데의 해외 사업 확대는 앞으로도 강화될 예정이다. 호텔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베트남 하노이에 시그니엘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최고급 브랜드인 시그니엘의 해외 진출은 처음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세부 사항 검토 등 많은 내용이 진행됐지만 아직 본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의 ‘2025년 3만 실 확대’ 목표에 따라 호텔롯데가 국내외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매출은 연결 기준 3조 8444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497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기준 7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악조건 속에서 코로나 이후를 위해 투자를 지속하지만 이는 신동빈 회장이 목표로 하는 기업공개(IPO)가 계속 연기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상징적인 호텔을 인수하고 새롭게 개점하면서 호텔롯데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는 높아질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재정 악화를 가속화하기도 한다”며 “그룹 차원의 지원과 계획이 있겠지만 신동빈 회장이 원하는 IPO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사업 운영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조선팰리스 내부 전경. / 사진제공 = 조선팰리스 홈페이지이미지 확대보기
조선팰리스 내부 전경. / 사진제공 = 조선팰리스 홈페이지

◇이제 주력 사업으로 집중, 정용진 부회장 호텔의 호텔 사업 애정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호텔 라인업 중 최고급 수준으로 꼽히는 6성급 호텔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지난달 25일 개장했다. 조선팰리스는 개장 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아왔는데 그 배경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공개적인 관심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SNS를 통해 조선팰리스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월 인스타그램에 별도의 설명 없이‘EATANIC GARDEN(이타닉 가든)’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종이와 요리 사진을 올렸다.

정 부회장의 호텔 사업 애정은 예전부터 계속됐다. 정 부회장은 2018년 7월 신세계 본점 앞에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를 개장했다. 당시 신세계조선호텔이 선보이는 첫 부티크 호텔이자 독자 브랜드였던 레스케이프는 정 부회장이 호텔 콘셉트 선정부터 전반적인 영역에 직접 관여하며 호텔 사업에 대한 관심을 여실히 보여줬다.

다만 레스케이프는 정 부회장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개장 초기 객실 점유율이 30%를 넘지 못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호텔사업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적자만 지속하던 신세계는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눈에 띄는 변화를 나타내고 있고 그 정점에 조선팰리스가 있다.

신세계는 호텔 사업 변화 기조를 나타내기 위해 사명을 기존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신세계를 빼고 조선호텔앤리조트로 이름을 변경했다.

사업장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까지 전국 호텔 수가 4개뿐이었던 조선호텔리조트는 작년 10월 ‘그랜드조선 부산’ 개장을 시작으로 같은 달 ‘포포인츠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 12월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컬렉션’, 올해 1월 ‘ 그랜드조선제주 ’등 4곳의 호텔을 약 반년 만에 모두 개장했다. 여기에 조선팰리스까지 개장하며 채 1년도 되지 않아 호텔 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

일련의 행보들은 신세계그룹과 정용진 부회장의 호텔 사업 강화 의지를 나타내지만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2014년부터 적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난해에 매출이 전년 대비 28.7% 감소하고 영업손실 706억원을 기록하는 등 재정 악화가 더욱 심화됐다. 모기업인 이마트는 지난해 유상증자 및 주식 취득을 통해 약 3700억원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지원했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호텔 사업은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지만 실질적인 수익 회수까지는 장시간이 소요된다”며“코로나19가 머지않아 사라질 것 이라는 기대감에 호텔·면세 사업 등 여행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지난 1년간의 호텔사업 투자는 매우 공격적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호텔롯데와 달리 국내 사업에 우선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진행이 될 수 있어도 우선은 해외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통강자들의 호텔 사업 사랑 이유는?

굴지의 두 유통기업 호텔 사업 확대에 유통 및 호텔업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호텔사업은 대규모 자본이 동원되고 투자한 자본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리고 수천억원을 들인 호텔일지라도 사업의 특성상 매출의 한계가 있다.

이렇게 자본회전율이 낮은 사업에 한국을 대표하는 두 유통기업이 사업 확장 의지를 나타내는 이유에는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계열사 간 협업이 있다.

호텔은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인만큼 호텔에 대한 고객 인지도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따라서 이미 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가 호텔 사업을 확대할 경우 기존의 인지도를 활용한 마케팅이 가능하다.

한국호텔업협회 관계자는 “ 호텔사업은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업종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대기업에서는 대외적으로 브랜드 홍보를 할 수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외국에서는 주요 거점에서의 호텔 사업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역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에 사용할 수 있다.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가능하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조선호텔의 계열회사 간 상품ㆍ용역거래 매출액 총계는 191억원에 달한다. 이마트가 55억으로 가장 거래가 많았는데 음숙용역,김치,생화,연회.음식용역 등 거래 품목이 다양하다.

호텔롯데는 테마파크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월드사업부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을 연계 안내하며 사업부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산업은 경제성장 및 국제 교류가 증가할수록 성장하는 대표적인 서비스 사업이기 때문에 협업 시너지는 향후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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