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시행 초기에는 펀드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고객 1명당 1시간 이상 소요됐으며, 예·적금 상품과 같은 간단한 가입도 상품 설명 절차가 생기면서 가입 시간이 더 소요되면서 고객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은행권에 접수된 민원은 582건으로 지난해 1분기 900건보다 많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향후 민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초기 설명의무에 따른 상품 약관을 설명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됐지만 핵심 요약설명서 위주로 설명이 이뤄지는 등 일부 완화됐지만 여전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현장 직원만이 아니다. 대형 금융회사에서도 상품 판매를 두고 여전히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은행들은 불완전판매에 노출된 펀드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복잡하고 리스크가 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과정을 녹취하고, 청약 여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2영업일 이상의 숙려기간이 보장되면서 은행에서는 170개가 넘는 펀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금소법 이후 투자 양상이 바뀌면서 펀드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금소법으로 공모펀드 가입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통상 펀드 판매 수수료가 1~2% 수준인 상황에서 이사회까지 소집해야 펀드를 판매할 수 있어 판매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상품 판매를 줄여나갈 여지도 있다.
또한 불완전판매로 설명 의무 등을 위반할 경우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설명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 시 금융사가 고의·과실 여부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사에 책임이 부과돼 금융사들이 펀드를 판매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에서는 금소법을 기점으로 금융권의 신뢰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독일헤리티지펀드 등 연이어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처럼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다.
금융당국은 금소법 시행 이후 현장의 목소리를 기울이면서 금소법이 원활하게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금소법 시행에 앞서 현장과의 소통을 통해 구체화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업권별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금소법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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