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텔코(통신사업자)’에서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포화상태인 통신사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는 것보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여행객 감소,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BC카드, KT에스테이트 등 그룹사 수익이 부진한 것이 전체 영업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구 대표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오던 플랫폼 사업은 KT 전체 사업영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IDC(인터넷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으며, 블록체인 매출은 2019년 대비 7배 가까이 성장했다.
구 대표는 “지난 1년은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아쉬웠고, KT 전체적으로 이익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며 “그럼에도 지난해 말 디지코 분야에서 성장이 매우 두드러졌고,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영업이익이 견조하게 잘 나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아직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하지만 단순히 매출, 영업이익을 떠나 시장에서의 KT 위치는 작년보다 더 좋을 것”으로 기대했다.
오늘(29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화물운송업 및 화물운송주선업(스마트물류)’과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바이오)’ 등을 사업목록에 추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지난해 말부터는 그룹사 구조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해 차별화된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무전기 기업 KT파워텔을 매각하기로 했다. 구 대표 취임 이후 첫 사업정리다.
당시 KT 측은 “IT·통신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의 재원을 확보해 금융·미디어·콘텐츠 등 성장 사업 중심의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텔코 관련 기능에 필요한 사업은 유지 및 강화하고, 디지코 관련 사업은 확장하며 발전시킨다는 원칙은 가져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올해도 KT그룹의 성장을 위한 그룹사 리스트럭처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올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KT의 성장 엔진으로 삼는다.
KT는 지난 23일 KT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해 디지코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이후 선보인 첫 로드맵이다. 이들은 콘텐츠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설 방침이다.
구 대표는 “미디어는 고객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축이며, KT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업영역으로 디지코 KT의 가장 강력한 성장 엔진”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KT그룹 역량을 미디어 콘텐츠로 집결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해내며 K-콘텐츠 중심의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에 가속도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설립된 콘텐츠 전문기업 ’KT 스튜디오지니‘가 그룹의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KT그룹이 가진 미디어 역량을 집결해 가치를 생산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다.
구 대표는 오는 2023년까지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원천 IP(지식재산권) 1000여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0여개 타이틀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할 방침이다. KT의 첫 작품은 올 3분기 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T는 펀드를 조성해 100억원을 투자한다. 현재 IP 100억원 투자 펀드는 80% 진행된 상태다. 외부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스토리위즈의 원천 IP 확보와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특히 스카이티브이의 실시간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대작(텐트폴)’ 드라마를 제작해 시청률 순위 10위권 내 진입도 목표로 한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자체 플랫폼이 없는 제작사를 비롯해 국내외 OTT·모바일 플랫폼 기업들과의 협력을 도모할 방침이다. 현재 흥행 작품으로 실력을 증명한 제작사 10여 곳과 중소 제작사 10여 곳 등과 개방적 구조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또 신진 창작자와 제작사를 발굴해 이들이 대작 콘텐츠까지 제작할 수 있는 ‘메가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공동 대표는 “KT가 왜 콘텐츠 제작에 나서느냐는 질문에 반대로 KT가 도대체 왜 스튜디오 사업에 나서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며 “KT는 성공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콘텐츠 산업에서 제작자들이 창작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누구보다도 안정적으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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