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이어 국민연금이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 우호지분이 과반인 점등을 고려하면 안건이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우리금융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 중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안 외에는 모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수탁위는 “해외금리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 관련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을 사유로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안 등에 모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우리금융 지분 9.8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ISS는 “손태승 우리금융 CEO(최고경영자)이자 사내이사가 파생결합펀드(DLF)·라임 사태 손실에 대한 위험 관리 미흡을 이유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는데도 5명의 이사 후보들은 손 회장이 이사회에 남아있도록 했고 지난해에는 그의 연임을 지지했다”고 언급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월 해외금리연계 DLF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를 받았고 지난달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직무 정지 상당을 통보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우호 주주 비율 등을 고려하면 이사 연임 안건이 주총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총 보통결의 요건은 출석 주주 의결권 과반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이다.
우리금융 우호 주주는 IMM프라이빗에쿼티·푸본생명·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생명·동양생명 등 6대 과점주주(24.58%)와 우리사주(8.44%) 등이 꼽힌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17.25%)도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예금보험공사는 그동안 과점주주로 이뤄진 우리금융 이사회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지난해 3월 국민연금과 ISS는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으나 주총에서 연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다. 당시 6대 과점주주와 우리사주, 예금보험공사 모두 손 회장 연임 안건에 찬성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ISS가 손 회장 연임을 반대했고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반대표를 행사했는데, 예보는 찬성했다’는 배진교 정의당 의원의 지적에 “2016년 말 우리은행의 과점 주주 체제를 출범시키면서 ‘정부와 공사는 과점주주 중심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며 “(회장 연임 적절성을) 예보가 직접 판단하기에 앞서 과점 주주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을 포함한 주주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서도 “현재 대리 행사된 의결권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총 안건들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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