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 최초경쟁 불붙은 증권사들
NH투자증권은 2019년 10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새로운 포맷으로 ‘NH ESG 리포트’를 발간했고, ESG 관련 지수(인덱스) 사업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삼성증권도 지난 2월 25일 5년만기 1000억원 규모 ESG채권 발행에 나섰다. 역시 수요예측을 거쳐 증액됐다. 삼성증권은 조달자금을 미국 미드스트림(Midstream) 사업 및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 관련한 기지분 매입분 차입금의 차환에 활용하기로 했다.
KB증권도 오는 3월 4일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이중 3년물(1100억원)이 ESG채권에 해당된다. 이번 조달자금은 기투자 녹색사업에 대한 차입금의 차환 용도로 쓰기로 했다.
채권발행시장(DCM) 왕좌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KB증권은 작년인 2020년 일반기업 ESG채권 전량을 대표주관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기금과 운용사들의 ESG채권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 ESG채권 발행 유인이 과거보다 커졌다”며 “증권업황이 긍정적이고 저금리 상황이라 하반기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을 염두하면 현재 자금을 조달해두는 게 나쁘지 않다”고 설명했다.
◇ “ESG채권 걸음마…사후관리 중요”
국내 ESG채권 시장은 공공에서 민간기업으로 영토가 확대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기반이 강화되는 가운데, 정부의 뉴딜정책도 ESG 관심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신 행정부가 친환경 정책을 표방하면서 글로벌 투자트렌드로 ESG가 주목받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도 ESG 채권 주관에서, 아예 직접 발행까지 나아가고 있다.
ESG 인증등급과 신용등급 간 관계를 보면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할수록, ESG 인증등급도 높다는 관계성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또 이른바 ‘그리니엄(Greenium, 녹색프리미엄)’은 향후 지켜볼 만한 관전포인트다.
녹색프리미엄은 발행시장에서 다른 비슷한 만기 채권과 비교할 때 ESG채권 가격이 더 비싸게 결정되는 상황을 뜻한다.
다만 인증기관 경쟁이 심해지는 가운데 ESG채권의 적격성, 기준 및 등급평가, 또 사후적인 평가와 공시 필요성도 지목되고 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ESG채권은 이제 “시작단계”로 평가된다.
이성재닫기이성재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발행사례가 적어 자금 집행내역과 사후관리,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의 문제, ESG등급 변동가능성 등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이 남아있다”며 “그러나 본격적으로 ESG채권이 발행되면서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늘고 있어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풍부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도 “ESG 여부에 따라 기업의 자금조달과 신용평가의 차별화, 사업 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라며 “다양한 형태의 ESG채권이 발행되면 기업의 자금시장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투자자의 선택 폭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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