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대어(大魚)’로 꼽히는 카카오뱅크 등 굵직한 딜(Deal)을 확보한 만큼 증권업계 공고한 IPO 빅3 구도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2021년 새해 심재송 ECM본부장을 전무로 승진 발령했다.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무 승진 인사는 심재송 본부장이 유일했다.
또 이경수 ECM3부장이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ECM본부에서 상무급 부서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지난해 IPO 시장에서 잇따라 빅딜(Big deal)을 수임하며 KB증권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KB증권이 상장 대표주관을 맡은 기업에는 우선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있다.
KB증권은 CS(크레디트스위스)와 함께 카카오뱅크의 공동 대표주관사로 낙점됐다. 국내 증권사로서는 주관사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뱅크 상장 시기는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고 있다. KB증권은 카카오 계열 IPO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카카오페이지도 대표주관사로 KB증권을 선택했다. 다만 당초 확보했던 카카오페이의 경우 교통정리 과정에서 주관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SK텔레콤 계열사인 원스토어, 또 호반건설, SK매직 등도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예비상장사들로 증시 입성을 대기하고 있다.
유상증자 딜에서도 KB증권은 1분기 중 포스코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주관으로 ECM 성장세에 힘을 보탠다.
◇ 2021년 ECM 도약 향해 뛴다
2021년 IPO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조 단위 대형 딜이 여럿 대기하는 역대급 시장이 예고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완화적 정책이 펼쳐지면서 늘어난 유동성을 바탕으로 증시 공모주 청약에 자금이 대거 유입된 바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정책 변화가 좌우되겠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021년에는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대형 IPO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전망”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도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양호한 IPO 시장 분위기에 힘입어 KB증권은 2021년을 ECM 성장의 해로 삼기로 했다.
KB증권의 IB(기업금융)을 총괄하는 각자대표인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 사장은 연임한 올해 ECM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는다. KB증권은 DCM(채권자본시장) 부문에서는 10년째 국내 업계 왕좌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데, 다른 한 축인 ECM 부문 경쟁력도 높여 균형추를 맞추려는 전략이다.
특히 IPO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대형 IPO는 트랙레코드(실적)에 따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빅 3에 집중된 측면이 컸다.
통상 증권사들은 빅딜 주관을 수임하기 위해 오랜 네트워크에 기반한 신뢰관계를 비롯해 전문성과 설득력을 포함한 프레젠테이션(PT) 등으로 경쟁하고 있다.
예상 시가총액이 수 조원에 달하는 기업 상장 주관을 따내면 증권사들이 보수로 받는 수수료 이익은 실적에 큰 보탬 역할을 한다.
KB증권이 그동안 공을 들인 여러 IPO 딜이 올해 결실을 앞두고 있는 만큼, 빅3 ECM 하우스 안착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KB증권은 ECM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존 DCM 커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차별적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아울러 KB금융지주 계열사로 그룹사를 활용 및 연계할 수 있는 점도 주관 경쟁에서 점수를 확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김성현 사장은 최근 1월 열린 KB증권의 2021년 국내경제 및 회사채 시장 전망세미나에서 “KB증권은 DCM 1위를 넘어 ECM, M&A 인수금융 등 모든 IB 영역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자본시장과 기업 동반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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