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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말한다 ⑤] 전영현 삼성SDI 사장 “배터리 기술 초격차로 시장 리드”

기사입력 : 2020-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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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대 맞아 ‘신중’에서 ‘공격’으로 전환
내년 전기차배터리 연간 흑자전환 자신감 충만

▲사진: 전영현 삼성SDI 사장
▲사진: 전영현 삼성SDI 사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늘 주목의 대상이다. 내부 구성원은 물론 주식투자자들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새 시리즈 [리더가 말한다]에서는 각 기업 최고경영자의 주요발언을 소개하고 어떠한 맥락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왔는지, 기업의 향후 전략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전영현닫기전영현기사 모아보기 삼성SDI 사장이 올해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초격차 기술’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전 사장은 지난 7월 삼성SDI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초격차 기술 중심의 새로운 50년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삼성 메모리 반도체 성공을 상징하는 ‘초격차’를 강조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전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전 사장은 ‘순혈주의’ 기조가 강한 삼성그룹에서 경쟁사 LG 출신으로 사장까지 승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옛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인사에서 메모리사업부장(사장)으로 승진했다. 중요도를 볼 때 전체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총괄하는 DS부문장 다음 가는 자리로 꼽힌다.

전 사장은 2017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보 인사를 받았다. 당시 인사에는 상반된 두 가지 시선이 있다. 전 사장이 삼성전자 핵심사업부에서 계열사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반대로 삼성SDI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긴급투입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앞서 삼성SDI는 2016년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이 자사의 배터리 제조결함에 따른 것임을 인정했다.

전 사장은 숫자로 위기 극복을 증명했다. 2016년 연간 영업적자가 9000억원에 달했지만 2019년 영업이익 6000억원으로 턴어라운드 했다. 실적은 인사로 보답받았다.

전 사장은 올해 1월 발표된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삼성SDI 대표이사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간 삼성그룹 인사에 적용되던 ‘60세룰’(60세 이상인 CEO 퇴진)이 만 60세인 전 사장에게 적용되지 않았다.

전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삼성SDI는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자동차기업을 고객사로 붙잡기 위한 경쟁전이 치열하다.

배터리·IT소재와 관련해 삼성전자 등 관계사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SDI로서는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전 사장은 품질 문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 사장은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기술 중심의 초일류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현대차 코나EV 화재 사건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안전성이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작년 국내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도 불명확하다. 정부 조사단이 배터리 외부 문제라고 발표했다가 사건과 논란이 잇따르자 배터리 자체 문제를 지적했다.

공급사인 삼성SDI와 LG화학은 반발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업계 신뢰감을 위해 관련 비용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삼성SDI는 ESS 특수 소화시스템 개발과 설치에 약 2000억원을 투자했다.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ESS 특수 소화시스템 시연 행사에서 “시스템 문제이든 배터리 문제이든 담당하는 사업을 맡은 사람으로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이제 만에 하나 불이 나도 100% 제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 사장에게는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발표한 2019년 연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년동기 대비 20.9% 증가한 4.2GWh 배터리를 공급했다. 점유율 기준 3.6%로 세계 5위로 기록됐다.

성장세임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다른 경쟁사들 실적이 더 눈에 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3위 LG화학은 64.8% 증가한 12.3GWh다. 10위 SK이노베이션은 132.4% 증가한 1.9GWh다.

현재 발표된 투자 규모를 볼 때 이같은 경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를 고객사로 붙잡는 데 성공했다. 테슬라는 그간 삼성SDI가 강자로 여겨지던 원통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삼성SDI는 유럽 중국에 이어 제3의 전기차 핵심시장으로 여겨지는 미국에 대한 투자 계획도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GM과 합작을 통해 오하이오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도 조지아주에 대규모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된 것도 사실이다.

최근 삼성SDI는 외부 소통과 관련한 ‘신중모드’를 해제하고 공격적인 비전을 적극 밝히고 있다.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지난 7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단독 흑자전환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한 수익성 목표와 시점을 명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I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대부분 전기차 배터리의 수익성과 관련됐다.

삼성SDI는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사업 성장성은 밝다”고 했다. 불확실성이 내포된 경영정보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나치게 원론적인 입장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삼성SDI는 장기적인 사업 계획도 명확히 했다.

배터리업계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 “양산화 기술 개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당장 생산규모 확대 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기술 리더십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최고 기술’을 지향하던 테슬라가 성능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는 중국산 인산철(LFP) 배터리를 채용하는 등 완성차업계가 적극적인 원가절감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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