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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말한다 ③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 “CEO의 일은 정확한 판단 내리는 것”

기사입력 : 2020-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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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한국형 차기 구축함 개발 본격화
“전시작전권 환수되면 한화시스템이 가장 큰 수혜 볼 것”

▲사진: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
[한국금융신문 오승혁 기자]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늘 주목의 대상이다. 내부 구성원은 물론 주식투자자들과 같은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절대적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새 시리즈 [리더가 말한다]에서는 각 기업 최고경영자의 주요발언을 소개하고 어떠한 맥락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왔는지, 기업의 향후 전략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화시스템은 고도화된 스마트워크 제도의 시행을 통해 코로나 19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업무 및 서비스의 중단이 없도록 대비하고, 임직원들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높여 나가고자 한다.”

“국내외 함정 전투 체계와 레이다 개발을 통해 축적된 기술로 이지스함을 뛰어넘는 최고의 첨단두뇌를 지닌 전투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첫 문장은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가 지난 21일 한화그룹 계열사 중 최초로 시행된 ‘스마트워크 체제 전환’에 대한 이유와 향후 목표를 말한 발언이다.

이어지는 발언은 김 대표가 지난 16일 한화시스템이 ‘전투체계 및 다기능 레이다 개발’ 사업 최종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되어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한국형 차기 구축함 두뇌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각오를 담은 말이다.

이 두 발언이 지난 2018년 8월, 한화시스템이 한화시스템과 한화S&C의 통합을 통해 방산과 ICT 영역에 걸쳐 사업을 확장하고 고른 성장을 꾀하며 그리는 청사진의 현재를 보여준다.

통합 전 주로 열영상 감시장비, 탐지추적 레이더 등의 방산 제품을 생산하던 한화시스템은 방산과 ICT가 한 울타리 안에서 협업하는 다소 독특한 형태의 합병으로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

이외에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에이치솔루션이 14% 가량의 한화시스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일로 인해 한화시스템에 재계 관심이 모아진다.

한화시스템의 성장과 이에 따른 주가 상승이 원활한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와 연관되어 해석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측은 이와 같은 해석에 대해 에이치솔루션이 가진 한화시스템 지분은 적고, 에어로스페이스가 가장 많은 약 53%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관련 해석에 주의를 요한다.

지난 2000년 삼성탈레스로 설립된 뒤, 2015년 한화그룹에 편입되면서 사명을 변경하고 2018년 합병 후 지난해 11월 상장된 한화시스템도 소프트웨어로 기존 방산에 힘을 더했다.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장비 AESA 레이다 시제기 1호를 지난달 세계적으로 12번째 개발에 성공해 출고시킨 일이 성장을 대변하는 성과 중 하나다.

또한 이달 초 아리랑 7A호 적외선(IR) 영상장치 개발에 착수하는 등 기존 아리랑 3호, 7호 전자광학(EO), IR 영상장치 개발에 이어 지속적으로 위성 사업에 참여하는 점도 방산, ICT의 만남이 만든 시너지 효과다.

김 대표가 작년 10월 상장 전 기자간담회에서 “한화시스템은 현재 감시정찰사업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다”며, “전시작전 통제권이 환수되면 현재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위성, 레이더, 통신 등 감시정찰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한화시스템이 최대 수혜를 볼 것이다”라고 예측한 내용이 이 성과들과 궤를 함께 한다.

특히, 지난달 초 발표된 2021년부터 2025년의 국방 중기계획에 한화시스템이 강점을 두고 있는 ‘감시·정찰’ 사업이 포함된 점이 한화시스템의 호재다.

군사용 정찰위성 개발사업 ‘425 사업’이 감시·정찰의 핵심 사업으로 고성능 영상레이더(SAR)와 EO-IR 위성의 연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한화시스템의 위성이 빛을 발할 전망이다.

ICT부문에서는 ‘디지털 뉴딜계획’의 일환인 ‘양자암호통신 시범 인프라 구축, 운영 사업’에 수요기관으로 참여한다. 올해까지 한화시스템 사내에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해 앞으로 3년 동안 운영하며 보안성 검증과 응용서비스 발굴을 시도한다. 한화시스템은 이를 통해 ICT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고자 하며 방산 외에도 각종 산업 영역과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을 키운다.

한화시스템이 지난 6월 론칭한 AI 브랜드 ‘하이큐브’로 시도하는 것과 같이 이미지 데이터 전 처리를 위한 솔루션, 영상 복원 솔루션, 챗봇 플랫폼 등 AI 라인업을 본격 추진할 전망이다.

신사업 분야에서는 김 대표가 지난 2월 “향후 미래 항공전자 분야로 사업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한 개인항공기(PAV) 기체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국내 최초 도심항공교통(UAM) 시장 진입을 시작으로 미국 오버에어사와 함께 PAV기체 개발 중이다.

국토부 주관 ‘UAM Team Korea’ 대표기업 중 하나로 국내 UAM 인프라 및 생태계를 형성해나가는 동시에 글로벌 UAM시장 진출 모색 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 6월, 영국의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 벤처기업 ‘페이저 솔루션’ 사업 및 자산을 인수해 인공위성통신 안테나 사업부문에 진출해 항공우주 시스템 역량 역시 같이 키운다.

특히, 한화시스템이 스마트워크 체제 도입과 함께 대두되는 부분은 업계에서 ‘사업보국’이라는 한화그룹의 창업이념에 걸맞게 다소 경직된 문화로 알려진 회사 이미지와 다른 문화다.

카카오, 네이버로 대표되는 ICT 사업의 특징이 녹여진 덕분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화시스템은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편하고 자유로운 문화, 분위기로 빠른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직원의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ICT 부문 주 근무지인 여의도를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 ‘거점 오피스’를 운영, 총 근무지를 5곳으로 확대한다.

주 4회 내에서 주 근무지 출근, 거점 오피스 근무, 재택의 제약은 없어 ‘근무 유연성’을 높인다.

김 대표가 “직원들이 원하는 것을 신속하게 지원하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일을 시키지 않고 정확한 의사 판단을 내리는 것이 CEO가 할 일이다”라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을 지키며 방산, ICT, 워라밸을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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