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리즈 [리더가 말한다]에서는 각 기업 최고경영자의 주요발언을 소개하고 어떠한 맥락에서 이러한 발언이 나왔는지, 기업의 향후 전략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송호성닫기송호성기사 모아보기 기아자동차 사장은 올해초 기아차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기아차가 2025년까지 총 29조원을 쏟아부어 모빌리티 혁신을 이루겠다는 중장기 전략 ‘플랜S’를 실행할 적임자로 낙점된 것이다.
송 사장은 이달 16일 “전기차 중심의 사업 전략을 기반으로 오는 2029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며 플랜S 이후 계획을 내놓았다.
송 사장이 전개할 구체적인 미래차 전략은 내년 상반기께 내놓을 전기차 ‘CV(프로젝트명)’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CV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플랫폼 E-GMP에서 양산될 기아차의 첫 전용 전기차다.
CV에는 기아차가 연내 발표하겠다고 밝힌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로고, 디자인 철학 등이 대거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차는 “새 디자인 철학은 혁신성과 다양성을 지향한다”며 “다양한 형식과 구조의 대비 요소를 강조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송 사장은 자동차만 만들어 파는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기업에서 벗어나 ICT(정보통신) 기술 등과 융복합해 혁신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일반 시민들이 실감하는 분야 즉 B2C 측면에서는 자율주행기술에 기반을 둔 차량공유·호출, 무인택시 사업 등을 추진한다. 기업간 일감, 즉 B2B에선 무인물류 시장 진출에 팔을 걷어붙였다.
송 사장과 기아차 임원진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모빌리티 신사업과 연계한 소형 전기 상용차, 그룹에서 목적기반모빌리티(PBV)라고 부르는 차량 시장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소유에서 공유로’ 소비 트렌드가 변하며 자연스럽게 개인에 대한 자동차 판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전자상거래 등 활성화로 물류·유통기업 수요 비중이 현재 약 5%에서 2030년 25%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 사장은 “기아차는 특수 차량 사업 헤리티지를 갖고 있다”며 “글로벌 PBV 사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인수한 옛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48년간 쌓인 특수차 경쟁력에서 최근 호평받고 있는 신차 카니발 등 ‘모빌리티 서비스’에 적합한 노하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물론 송 사장은 이같은 청사진이 회사 혼자의 힘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목표라는 점을 알고 있다.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투자금은 한 기업이 감당하기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흔히 쓰는 방식은 전략적 제휴다.
기아차도 모빌리티 신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늘려가고 있다. PBV의 경우 관련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지닌 미국 카누, 영국 얼라이벌 등에 투자했다.
동남아 공유차 그랩·올라, 고성능 전기차 리막,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 유럽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아이오니티 등도 기아차의 대표적인 투자 사례다.
송 사장은 최근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모빌리티 플랫폼을 전문적으로 다룰 법인 ‘퍼플엠’을 설립했다.
퍼플엠은 신속한 의사결정, 수평적 문화 등으로 대표되는 스타트업 같은 내부 시스템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기업을 이끌 핵심 임원도 스타트업 출신으로 채웠다. 퍼플엠 초대 CEO는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 출신 서영우씨가, 이사회 의장은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 송창현 대표가 맡는다.
지금과 같은 대기업 시스템 아래에서는 전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다는 판단 아래 내린 결단으로 풀이된다.
송 사장은 7월 퍼플엠 설립식에서 “기아차가 미래 e-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핵심플레이어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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