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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국감] "대출규제 아랑곳 않는 현금부자들…청년·무주택자 위해 규제 풀어야"

기사입력 : 2020-10-0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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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자기자금 비율 100% 서울 주택구입자가 구입한 상위 주택 현황 / 자료=소병훈 의원실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 이후 자기자금 비율 100% 서울 주택구입자가 구입한 상위 주택 현황 / 자료=소병훈 의원실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중에도 오로지 보유한 현금만으로 고가주택을 사들이는 '현금 부자'들의 주택 구입은 매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무분별한 대출 규제 강화를 지양하고, 무주택자나 청년 세대들을 위한 대출규제는 풀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60만여 건의 주택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2018년 이후 서울에서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매수한 5만9591명 중 8877명(14.8%)이 은행 등 금융기관의 도움이나 증여 없이 집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에서 1055명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처분도 없이 예금 등만 활용해 매입했다.

대출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 '현금 구매자'들은 2018년 2496명에서 2019년 3276명으로 31.25%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만 이미 3105명이 100% 현금으로 9억원 초과 주택을 사들여 지난해보다 인원이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소병훈 의원 조사 결과 이들처럼 주식이나 채권, 상속이나 증여, 부동산 처분대금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예금 또는 현금 등 기타자금을 비롯한 현금성 자산만으로 주택을 구입한 이들은 1,055명에 달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매입한 주택은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남더힐로 총 41명이 평균 33억 7317만원의 주택을 대출도, 증여도,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처분도 없이 오직 예금과 현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각각 14명), 강동구 상일동 고덕 아르테온(13명), 강남구 역삼동 옥산하우스(12명),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아파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자이 개포(각각 10명) 등 이른바 강남 4구에서 예금이나 현금 등 현금성자산만을 활용해 집을 산 사람들이 집중되어 있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432명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293명, 40대 216명, 30대 87명 등이 뒤를 이었다. 20대도 27명이 있었다. 가장 어린 '현금부자'는 2019년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분양권을 17억2430만원에 산 2000년생 D씨였다.

문재인정부 들어 시행된 수많은 대출규제는 청년세대들 사이에서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대책의 핵심으로 밀고 있는 임대아파트 역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청년세대 역시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는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데, 임대아파트로는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년층과 무주택자들의 대출마저 가로막는다면 결과적으로 ‘부의 추월차선’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병훈 의원은 이번 분석을 통해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청년들과 무주택자들이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워졌지만, 소수의 현금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가주택을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소 의원은 그러면서 “서울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이 9월 기준 8억 5천만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는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집 없는 청년‧무주택자들이 대출 규제에 막혀 절망하지 않도록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집 없는 청년‧무주택자들이 주택시장에서 소수의 현금부자, 금수저 청년, 다주택자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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